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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과 이승엽, 9년 전 WBC 200달러 뒷얘기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1-19 18:16


4강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5시. 한국 덕아웃을 찾은 이승엽 SBS 해설위원이 김인식 감독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도쿄=류동혁

SBS 해설위원으로 도쿄돔을 찾은 이승엽.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어 12 4강전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5시.

덕아웃을 찾았다. 김인식 감독과 환담을 나눴다. 5분 정도 화기애애한 얘기를 했다. 대화 도중 김 감독은 장난삼아 이승엽을 때리려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피말리는 프리미어 12 경기를 치르고 있는 백전노장 김 감독도 이승엽과의 대화 때만큼은 굳었던 얼굴이 확 풀어졌다.

김 감독과 이승엽은 심각할 수 있는 경기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이승엽은 "9년 전 생각나세요"라고 물었다. 여기에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2006년 WBC 예선 일본과의 경기. 당시 도쿄돔에서 열렸다.

당시 경기 전 이승엽은 김 감독에게 "홈런을 치면 2만엔을 주세요"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이 한 번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던 선수인데, 그렇게 얘기해서 '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결국 이승엽은 8회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렸고,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승장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이승엽이 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더라. '약속했던 상금 주세요'라고 해서 지갑에 있던 200달러를 줬다. 엔화로 줘야 하는데, 미국에 가야해서 달러를 바꿔놓은 게 있었다. 그래서 엔화 대신 달러를 줬다"고 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에피소드도 있었다. 김 감독은 "그 장면을 보던 당시 마무리 박찬호가 '수훈선수 상금이면 저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해서 웃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당시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연봉 2억엔 정도를 받고 있었고, 박찬호는 샌디에이고에서 600만달러 정도 받았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내 연봉은 당시 한화 감독으로서 2억원 정도였다"고 했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저연봉'인 감독에게 상금을 뺏어간다는 뉘앙스. 물론 농담조였다.

김 감독은 "이승엽이 '오늘도 홈런을 치면 상금을 주실꺼냐'고 물어서 '물론이다'라고 했다"고 웃었다. 도쿄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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