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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이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4강에 진출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거목' 김인식 감독(68)이 사령탑을 맡았기 때문에 이미 기대이상의 성적을 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겠다는 지도자가 없었다. 프로팀 감독들은 소속팀이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고 '야인' 중에서도 A급 프로선수들을 하나로 엮어낼 역량을 갖춘 지도자를 찾기 어려웠다.
김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코칭스태프가 화려하게 꾸려졌다. 투수 지도의 최고봉 선동열 전 감독이 투수 파트를 맡았다. 이순철 전 감독이 타격 쪽을 담당했다. 김 감독이었기 때문에 두 전직 사령탑이 합류할 수 있었다. 김광수 코치, 김평호 코치, 김동수 코치, 송진우 코치도 가세했다.
김 감독은 대표팀의 단기전 승부에 필요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절대 선수들을 몰아붙이지 않는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무리한 훈련도 시키지 않는다. 대신 선수들의 몸상태와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한다. 각 파트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
김 감독은 2005년 초 찾아온 뇌경색으로 다리가 조금 불편하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의 걸음걸이를 본 후 걱정을 앞세운다. '저런 몸으로 감독을 할 수 있을까'라고 염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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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다리 때문에 김 감독을 색안경을 끼고 보면 안 된다. 그는 나이 70세를 앞두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정확한 눈을 갖고 있다.
한박자 빠른 투수 교체는 매 경기 적중하고 있다. 이번 대회 일본과의 개막전 5실점이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투수진이 와르르 무너진 적이 없다. 투수의 구위가 떨어지는 시점을 정확히 찾아내서 처방하고 있다. 물론 선동열 전 감독이 조언하고 김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그의 신들릴 듯한 투수교체에 찬사가 쏟아졌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뿐이다. 운이 좋았던 것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예리한 눈과 판단력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는 나이에 비해 기억력도 비상하다. 상대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과 특징을 정확하게 기억한다.
지금의 김인식 감독은 지휘봉을 잡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걸음걸이가 불안하다고 그를 얕보면 큰코 다칠 수 있다. 그는 19일 '사무라이 재팬'을 상대로 개막전(8일) 완패(0대5)를 설욕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일본 사령탑은 고쿠보 히로키 감독(44)이다.
타이베이(대만)=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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