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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4강제조기 김인식의 투수교체, 매의 눈을 가졌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11-17 03:42 | 최종수정 2015-11-17 03:44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이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2차전 경기를 펼친다.
야구대표팀은 오는 8일 개막하는 프리미어12에 앞서 쿠바를 초청해 4일과 5일 평가전을 갖고 컨디션을 점검한다. 경기 전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05

8일 오후 일본 삿포로돔에서 프리미어 12 개막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김인식 감독 등 코칭스텝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쿠바와 슈퍼시리즈를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친 야구대표팀은 6일부터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에서 2015 WBSC 프리미어 12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프리미어 12는 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에서 21일까지 14일 동안 진행된다.
삿포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08.

한국 야구대표팀이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4강에 진출했다.

당초 예상을 이미 뛰어넘었다. 대표팀은 베스트 선수 구성이 쉽지 않아 애먹었다. 시즌 종료 무렵, 예비 엔트리에 넣었던 선수 중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들의 도박 파문까지 터졌다. 엔트리 교체가 줄을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리미어 12 대표팀이 역대 대표팀 중 최약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좋은 성적 보다 한국 야구 참패사에 한 줄을 쓸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도 쏟아졌다.

태극전사들은 그런 분위기를 보란듯이 털어내고 조별예선을 3위로 통과한 후 쿠바를 잡고 4강까지 올랐다. 19일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거목' 김인식 감독(68)이 사령탑을 맡았기 때문에 이미 기대이상의 성적을 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겠다는 지도자가 없었다. 프로팀 감독들은 소속팀이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고 '야인' 중에서도 A급 프로선수들을 하나로 엮어낼 역량을 갖춘 지도자를 찾기 어려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적임자로 풍부한 경험의 김인식 감독(현 KBO 규칙위원장)을 낙점했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면 힘을 내는 사람이다. 이미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2006년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을 4강으로 그리고 2009년 제2회 WBC에선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는 가슴 뭉클한 명언을 남긴 명장이다. 자기가 처한 상황 보다 국가의 부름을 우선해야 한다는 확고한 국가관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코칭스태프가 화려하게 꾸려졌다. 투수 지도의 최고봉 선동열 전 감독이 투수 파트를 맡았다. 이순철 전 감독이 타격 쪽을 담당했다. 김 감독이었기 때문에 두 전직 사령탑이 합류할 수 있었다. 김광수 코치, 김평호 코치, 김동수 코치, 송진우 코치도 가세했다.

김 감독은 대표팀의 단기전 승부에 필요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절대 선수들을 몰아붙이지 않는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무리한 훈련도 시키지 않는다. 대신 선수들의 몸상태와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한다. 각 파트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


김 감독은 2005년 초 찾아온 뇌경색으로 다리가 조금 불편하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의 걸음걸이를 본 후 걱정을 앞세운다. '저런 몸으로 감독을 할 수 있을까'라고 염려한
11월 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야구대표팀이 훈련을 펼쳤다. 야구 대표팀은 오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일본 야구 대표팀을 상대로 '2015 WBSC 프리미어12' 개막전을 치른다.
김인식 감독이 이순철 코치, 선동열 코치(오른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01
다.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적장들도 김 감독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김 감독을 색안경을 끼고 보면 안 된다. 그는 나이 70세를 앞두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정확한 눈을 갖고 있다.

한박자 빠른 투수 교체는 매 경기 적중하고 있다. 이번 대회 일본과의 개막전 5실점이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투수진이 와르르 무너진 적이 없다. 투수의 구위가 떨어지는 시점을 정확히 찾아내서 처방하고 있다. 물론 선동열 전 감독이 조언하고 김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그의 신들릴 듯한 투수교체에 찬사가 쏟아졌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뿐이다. 운이 좋았던 것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예리한 눈과 판단력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는 나이에 비해 기억력도 비상하다. 상대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과 특징을 정확하게 기억한다.

지금의 김인식 감독은 지휘봉을 잡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걸음걸이가 불안하다고 그를 얕보면 큰코 다칠 수 있다. 그는 19일 '사무라이 재팬'을 상대로 개막전(8일) 완패(0대5)를 설욕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일본 사령탑은 고쿠보 히로키 감독(44)이다.


타이베이(대만)=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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