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좀 뺄 걸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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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프로 경력이 쌓이고 풀타임 시즌을 치르기 위해 스태미너를 키우는 과정에서 점점 살이 붙었다. 배도 약간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고무공'같은 탄력은 유지하고 있었다.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 살이 찐 것이기 때문. 만약 그런 관리 없이 무방비로 살이 붙은 몸이었다면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14승을 따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류현진이 9년 만에 다시 예전의 몸매로 돌아왔다. 물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9세 시절과 완전히 같을 순 없다. 하지만 그에 비견될 만큼의 날렵함을 되찾았다. 놀라운 점은 이런 변화를 불과 5~6개월 남짓 만에 이뤄냈다는 점이다. 류현진이 얼마나 독하게 재기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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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지난 5월22일에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이후 만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수술 이후 일정 기간의 기초 치료 기간이 지난 후 운동을 시작했다고 보면, 순수 재활훈련은 5개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 5개월 만에 류현진은 완전한 '체형 변화'를 완성해냈다. 게다가 어깨 상태도 상당히 호전돼 105피트(약 32m)의 롱토스 캐치볼까지 소화하게 됐다.
사실 운동선수의 다이어트나 몸 만들기는 보통 사람과는 완전히 다르다. 보통 사람들이 단순히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것에 반해 프로 선수들은 좀 더 세분화된 목표치를 갖고 운동을 한다. 체지방과 근육량의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고, 이 비율을 가장 이상적으로 만들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 프로그램을 만든다. 여기서도 목적에 따라 식단과 운동 프로그램의 성격이 달라진다. 피트니스 선수들은 극단적으로 체지방을 줄이면서 동시에 근육의 굵기와 선명도를 키우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류현진처럼 구기 종목의 선수는 그런 식으로 운동하면 안된다. 지방도 에너지의 원천이기 때문에 적정량을 유지한 채 근육도 키울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경우는 힘의 원천인 코어 파트(배와 허리 엉덩이에 이르는 몸의 중심부)의 근육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훈련을 하면서 식단 조절을 통해 이 부위의 체지방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몸무게는 극비사항"이라고 웃으며 말했는데, 사실 체중 변화는 별로 없을 가능성이 크다. 수술 후 훈련 기간을 감안하면 대략 5~10㎏ 사이일 것으로 보인다. 훈련의 초점이 '체중감량' 자체보다는 '체성분 변화'에 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살을 빼면서 힘을 키우려고 했다"는 류현진의 말에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짧은 훈련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체형 변화에 성공한 류현진의 모습에서 재기를 위한 강한 집중력과 목표의식이 엿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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