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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12일 베네수엘라에 13대2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둔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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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타자들의 모습이 이제야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12일 베네수엘라와의 B조 3차전서 13대2의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1회부터 안타 4개와 볼넷 1개로 3점을 뽑으며 출발한 한국은 황재균의 연타석 솔로포 등이 터지며 6회까지 14안타와 7개의 4사구로 무려 13점을 뽑아내는 엄청난 공격력을 보였다. 이틀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다.
8일 일본전과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의 모습은 실망이 컸다. 빠른 공을 상대하지 못한채 8일 일본과 맞대결을 펼쳤던 한국 타자들은 최고 161㎞를 던진 오타니 쇼헤이와 뒤이어 나온 150㎞대의 빠른 공을 뿌리는 일본 투수들에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서도 선발 페레스의 공에 6이닝 동안 단 1안타의 빈공을 보였다. 7회 이대호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3이닝 동안 10안타를 몰아치며 10대1의 역전승을 거뒀지만 약한 투수들이 나와 안타를 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베네수엘라전에서 낮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타선이 터지면서 확실히 살아났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마운드가 약해 타선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이다. 양현종 윤석민 오승환 등이 부상으로 빠졌고,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으로 또 제외되면서 대표팀 마운드가 예상과는 다르게 꾸려졌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김현수 이대호 박병호 정근우 등 좋은 타격을 보인 야수들이 있어 타격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뚜껑을 연 대표팀은 타선보다 마운드가 빛났다. 일본전서 5점을 내줬지만 수비 미스가 더해졌을 뿐 투수들이 크게 무너지지 않았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선 장원준와 정대현 이현승이 1점으로 막았다. 베네수엘라전도 선발 이대은이 2점만을 내주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의 호투에 응답하지 못했던 타선은 이제 확실히 감을 잡은 모습이다. 스윙 스피드가 올라오면서 상대의 빠른공 대처가 좋아졌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의 140㎞대 중반을 던지는 투수들은 한국에도 많았고, 제구가 되지 않은 공에 한국 타자들의 방망이가 자신있게 나왔다.
일본전의 실망스런 모습에 많은 야구팬들이 낙담했지만 이젠 다시 희망을 가져도 될 상황이다. 이제 자신감이 붙은 한국 선수들은 일본과 한번 더 붙고싶다는 한국 타자들의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 그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선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한다. 8강전까지 한국 타자들의 불방망이가 계속된다면 충분히 일본을 넘어 더 큰 꿈을 꿀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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