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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와 KBO리그는 여전히 밀접하다. 출범 초기부터 일본 야구의 영향이 컸다. 대다수 팀이 일본 오키나와, 규슈, 시코쿠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선수 은퇴 후 일본 구단에서 코치 연수를 한 야구인도 있고, 일본인 지도자를 찾는 팀도 적지 않다. 세이부 라이온즈를 지휘했던 이토 스토무 감독은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를 거쳐 지바 롯데 마린스 사령탑으로 갔다. 두산은 재일교포 야구인 송일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적도 있다.
그런데 일본인 지도자는 KBO리그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걸까. 효용성을 두고 찬반이 엇갈린다.
일본인 코치, 정말 필요한가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간격이 좁혀졌다. 의존도가 낮아졌다. 팀 운영에서 육성, 마케팅까지 이제는 대다수 구단이 '야구 본가'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도입하고, 메이저리그의 장점을 주목한다. 일본이 아닌 메이저리그 모델이 대세다.
한 야구인은 "일본인 코치가 국내 코치처럼 열정적으로 선수를 지도하는 걸 보지 못했다. 국내 팀에 뿌리가 없고, 잠시 있다가 돌아가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지 책임이 따르는 일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방관자처럼 어정쩡하게 있다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화는 국내 코치는 물론, 일본인 코치가 의견을 내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한다.
기술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의사 소통에 문제가 많고 역할이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인 코치를 고집하는 저변에는 한국인 코치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코치 경력이 있는 한 야구인은 "일본인 코치라면 대단한 걸 갖고 있는 것처럼 아는데, 요즘 국내 코치도 공부를 안 하면 버티기 어렵다. 성과를 내려고 엄청난 노력을 한다. 한국 구단이 일본에서 자리 못 잡은 이들에게 코치직을 제공하는 곳인가. 일본인 코치가 국내 야구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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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입장에서 보면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일본인 코치 연봉은 1200만엔(약 1억1300만원)에서 1500만엔(약 1억4000만원) 정도다. 국내 코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코치 개인별로 통역이 따라야 하고, 숙소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코치 부족이 일본인 코치 영입으로 이어진다는 설명도 있다. 10구단 체제가 들어서면서 대다수 구단이 코치 구인난을 겪고 있다. 경력이 있는 코치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접근 방법이 문제다.
일본인 코치의 긍정적인면도 있다. 필요한 파트에 강점이 있는 코치를 데려다 쓰는 경우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은 간베 도시오 전 투수 코치와 같한 인연이 있다. 간베 전 코치가 재임했던 2008년과 2009년에 주축투수로 한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양현종과 간베 전 코치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올시즌 KIA 배터리 파트는 나카무라 다케시 코치가 맡았다. 나카무라 코치 덕분에 이홍구와 백용환이 주전급 포수로 성장했다.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 중인 KIA는 좌완투수로 1993년 사와무라상을 수상한 이마나카 신지를 투수 인스트럭터로 초빙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부정적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 일본인 코치는 섬세한 부분에서 분명히 강점이 있다. 우리가 못 보는 면을 터치할 때가 있고,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때가 있다. 역할을 확실히 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의미를 전하는 통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본 야구에 밝은 한 야구인은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필요한 부분을 뽑아 쓰면 된다.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구단과 코치, 코치와 선수간의 궁합이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활동한 일본인 코치는 총 14명이다. 한화가 5명, kt 위즈가 3명, SK가 2명, KIA와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히어로즈가 각각 1명씩 일본인 코치를 썼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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