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년은 거뜬하지 않겠습니까. 믿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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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는 10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한다. 이틀 뒤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수술이 예정돼 있다. 올해 내내 팔꿈치 부근에서 돌아다니며 통증을 유발했던 뼛조각을 간단한 관절경 수술로 제거하는 수술이다. 투수들과 관련한 수술 가운데서는 그나마 가장 가벼운 축에 속한다. 크게 절개하는 부위도 없고, 어깨나 팔꿈치의 인대와 근육도 거의 건드리지 않아 재활 및 복귀가 빠르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다나카 마사히로도 지난 10월21일에 똑같은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이다. 재활이 순조로워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가 가능할 전망.
하지만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선수들의 입장에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배영수도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다소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수술 성공' '재활' '명예 회복' 등의 여러 단어가 그의 뇌리에 맴돌았다. 하지만 단 한 순간도 '실패'라는 단어는 없었다. 배영수는 출국 전날인 9일에도 평소와 똑같이 대전구장에서 하체 근육 강화 훈련 등을 했다. "수술을 받으면 며칠 간 운동을 할 수 없으니까 미리 운동량을 많이 채워뒀습니다. 그래야 수술하고 나서 빨리 재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대신 조금이라도 몸을 만들어놓는 게 중요합니다." 베테랑다운 배영수의 말이다.
배영수의 향후 목표는 '내년 3~4월 복귀'다. 그는 "수술 자체는 그리 큰 게 아니에요. 예전에 더 큰 수술(팔꿈치 인대접합수술)도 겪고 더 힘든 재활도 해봤으니까. 이번에도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잘 된다'고 마음속으로 믿고 기도하면, 진짜 그렇게 되더라고요"라면서 "일단 내년 3~4월 쯤에는 마운드에 다시 서는 게 목표에요. 수술 잘 받고 열심히 재활해야죠"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내 껄껄 웃으며 한 마디를 더 했다. "수술 잘 받으면 앞으로 10년은 거뜬하지 않겠습니까. 오래 해야죠!" 배영수의 '10년 더' 약속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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