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포스트시즌에서 강력한 원투펀치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가 펄펄 날더니 2선발 장원준마저 그에 못지 않은 위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변수가 있었다. 이날 비로 경기가 두 차례나 중단된 것. 보통 비로 경기가 중단되면 투수들은 리듬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장원준은 그 덕분에 호흡을 가라앉히고 더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결국 2회부터 8회 2사후 바통을 이현승에게 넘겨주기 전까지 장원준은 단 4개의 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초 2사 1루에서 최형우에게 좌전 2루타를 맞으며 실점할 뻔했지만, 좌익수 김현수의 기민한 송구로 실점을 막아낸 것이 장원준에게 더 큰 힘을 실어줬다. 이 때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위기 상황조차 없었다. 공의 스피드로 압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절묘한 몸쪽 승부로 삼성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이날 승리한 장원준은 경기후 데일리 MVP로 뽑혔다. 장원준은 "딱히 긴장되는 건 없다. 시즌을 계속 연장해서 한다는 느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며 "체력을 걱정했었는데 생갭다 구위가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늘 불안한 건 너무 점수를 안주려고 코너워크에 신경쓰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오히려 점수를 주고 나면 마음이 편해져서 공격적으로 던지게 된다. 그 덕분에 오늘도 점점 괜찮아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장원준은 "더 등판하는 건 바라지 않는다. 이대로 시리즈가 우승으로 끝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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