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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날 3차전을 앞두고 "오늘 구자욱이 선발로 나가는데 고민 끝에 이승엽을 빼기로 했다. 승엽이는 대타로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9회초 공격. 박석민과 채태인이 아웃되면서 경기는 마무리가 돼가는 상황. 그런데 삼성은 대타로 이승엽을 내보냈다. 우익수 박한이의 타순이었는데, 더이상 대타 기회가 없을 것이라 판단한 류 감독은 이승엽에게 기꺼이 기회를 줬다. 숱한 우승을 이끈 팀의 리더로서의 존재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또한 이승엽이 타격감을 조금이라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류 감독의 배려였다.
공교롭게도 이승엽은 이 타석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두산 마무리 이현승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142㎞짜리 직구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았다. 다행히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루로 나간 이승엽은 대주자 박찬도로 교체됐고, 삼성은 이지영의 중전안타, 김상수의 투수를 맞고 흐르는 내야안타로 만루의 위기를 잡았다. 홈런이라도 나온다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두산 벤치는 타구에 맞은 이현승을 점검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구자욱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9회 마지막 순간, 이승엽의 등장은 삼성팬들 뿐만 아니라 두산팬들에게도 충분히 볼거리가 됐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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