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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의 부진, 류중일 감독은 결단을 내릴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0-29 11:44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지금 '믿음'과 '변화'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삼성과 두산의 2015 KBO 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26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2사 2루 삼성 최형우가 두산 유희관의 투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26/
기약없이 침묵하고 있는 4번타자 최형우 때문이다. 그대로 밀고 가는가, 또는 타순의 변화를 줄 것인가가 류 감독의 숙제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최형우는 총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1차전에서는 삼진 1개를 포함해 5타수 무안타였고, 2차전에서 그나마 9회 마지막 타석 때 중전 안타를 쳐 8타석 연속 무안타 침묵을 끊었다.

그러나 이 안타가 최형우의 부진 탈출을 예고한다고 확신할 순 없다. 전반적으로 시리즈에서 최형우의 타격 컨디션은 좋지 않아보인다. 1차전에서 삼진 1개 외에 4개의 범타는 모두 내야에서 이뤄졌다. 2차전에서 뜬공 타구가 나왔지만 크게 힘이 실리지 않았다.


두산과 삼성의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0-6으로 뒤진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답답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두산은 선발투수로 PS 2승을 기록한 니퍼트를 내세웠다. 삼성은 시즌성적 10승 9패 방어율 5.80의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27/
문제는 최형우가 팀 타선의 핵심인 4번타자라는 점이다. 매우 상징적인 존재감을 지닌 자리다. 부진하다고 해서 쉽게 흔들 수도 없고, 그래서도 곤란하다. 믿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이 '믿음'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다. 감독들의 딜레마다. 뚝심있게 믿어주자니 당장 눈앞의 성적이 안나오고, 그렇다고 바꾸자니 그 또한 팀의 조직력을 흔드는 것 같기도 하고.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다.

만약 정규시즌이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2경기에서 9타수 1안타의 성적 정도로는 부진의 비읍(ㅂ) 자도 언급할 수 없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감독이나 선수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그런 흐름이 몇 경기 더 이어지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정규시즌의 호흡은 길다. 4번타자는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주면 되는 존재다.

그러나 단기전인 한국시리즈라면 판단 기준이 약간 달라진다. 정규시즌과 같은 운영 전략을 쓸 수는 없다. 경기 흐름이나 시리즈 전체의 호흡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간다. 때로는 그런 과정에서 다소 과감하거나 매정해보이는 결단을 내릴 필요도 있다. 기본적으로 4번타자를 흔드는 건 바람직한 전략은 아니다. 그러나 팀과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위해 상식의 틀을 깨는 결정을 내릴 필요도 있다. 과연 류 감독은 최형우의 부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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