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민(22)이 심상치 않다. 삼성 라이온즈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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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심창민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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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 삼성의 4년차 우완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은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단 소속팀 삼성의 한국시리즈 5연패를 위한 '키플레이어'로 주목됐다.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 등 핵심 투수 3인방이 '해외 원정도박 스캔들'로 불미스럽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심창민의 역할이 커진 것.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야한다"며 '잇몸야구'의 핵심 카드로 차우찬과 함께 심창민을 손꼽았다. 필승조이자 마무리로서 전천후로 나서주길 원했다.
소속팀 감독의 강한 신뢰를 얻은 심창민은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서도 주목받았다. 역시 마찬가지로 '윤·안·임' 투수 3인방이 대표팀에서도 제외되면서 엔트리를 교체해야 했는데, 여기에도 심창민이 포함된 것. 김인식 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은 심창민의 발탁 이유에 대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뒷문을 막아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 평소에도 원래 잘 던지는 투수였는데,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될 것이다. 불펜 투수들은 그런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최고 명장들의 연이은 칭찬을 받은 심창민에게 한국시리즈는 경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다. 류 감독의 기대처럼 한국시리즈 5연패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삼성 마운드의 주역으로 올라설 수 있다. 또한 이런 흐름을 이어가 프리미어12에서도 활약한다면 몸값 자체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이런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이다. 오히려 자신에게 쏠린 과도한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한 듯 하다.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긴 하지만, 그 압박감에 오히려 짓눌린 듯한 모습을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보여줬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심창민은 모두 등판했다. 류 감독이 전천후 필승조로 쓰겠다고 한 만큼 당연히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심창민은 1차전에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두 타자를 상대해 2안타를 맞더니 27일 2차전에서도 선발 장원삼의 뒤를 이어 7회에 나와 ⅓이닝 1볼넷 1사구로 1실점하고 말았다. 시리즈 평균자책점이 무려 27.00이나 된다. 확실하게 타자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심창민의 부진은 삼성과 대표팀 입장에서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다. 급한 쪽은 삼성이다. 구위에서 가장 확실한 필승카드로 생각했던 선수가 흔들리면 향후 시리즈 전체의 투수 기용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또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대표팀에서도 은근히 심창민의 기용법에 관해 재검토를 해야할 수도 있다. 과연 심창민은 3차전 이후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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