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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이 안지만·임창용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정규시즌 같았으면 안지만이 나올 타이밍이었다. 남은 2이닝을 안지만-임창용이 나눠 책임지는 게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삼성 야구였다. 하지만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이 2명은 윤성환과 함께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팀 입장에서는 치명타였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심창민, 차우찬 더블 스토퍼 체제로 뒷문을 걸어 잠그겠다"는 계획을 미디어데이에서 밝혔다.
모든 눈이 심창민에게 쏠렸다. 어떤 공을 던질까. 과연 안지만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번 시리즈에서 주축 선수 3명이 한꺼번에 빠진 삼성이라고 썩 불리할 것도 없진 않을까. 다양한 상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역시 안지만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없었다. 심창민은 허경민에게 초구 직구를 던지다 중전 안타, 3번 민병헌에게도 빗맞은 우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류중일 감독이 움직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차우찬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타석에는 김현수. 후속 타자는 양의지였다. 차우찬은 김현수를 상대로 초구 몸쪽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전광판에 149㎞가 찍힐 만큼 빠르고 묵직했다. 이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고 판단한 이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하이볼을 요구했다. 시선을 흐트러 뜨리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김현수가 말려 들었다. 2구 하이볼에 파울, 3구 하이볼에 헛스윙을 했다. 3구 삼진. 4번 타자를 빠른 직구로 윽박지른 차우찬은 양의지마저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최고의 피칭이었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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