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계속되는 담금질, 송은범은 다시 빛나게 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0-26 05:54


녹이 슬고 무뎌진 쇠는 불과 망치로 다시 빛을 얻을 수 있다. 화로에서 달구고 망치로 내려쳐 더께를 벗겨내면 된다.


한화와 삼성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만루 한화 송은범이 삼성 박석민의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토스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29/
빛나던 위력을 잃어버린 송은범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결과를 속단할 순 없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보는 게 최선이다. 한화 이글스 송은범은 정규시즌을 마치고도 쉬지 않는다.

송은범이 교육리그에 이어 마무리 캠프에도 동행한다. 한화는 26일 일본 오키나와로 마무리 캠프를 떠난다. 올해 1군에서 활약한 일부 선수들과 신인 유망주, 군 제대 선수들 위주로 총 37명의 마무리캠프 참가 선수단이 구성됐다. 대부분 젊은 선수들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바로 올시즌 한화에서 FA 첫 해를 보낸 베테랑 송은범이다. 외부에서 영입한 FA 3인방 중 유일하게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그런데 송은범은 이미 마무리캠프에 앞서 교육리그 참가 명단에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4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신진급 선수들과 함께 계속 공을 던지고 있다. 마무리캠프까지 소화하면 정규시즌 종료 후 거의 2개월이나 계속 훈련을 이어가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까지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건 주로 어린 유망주들의 몫이다. 하지만 프로 13년차 베테랑 송은범은 마치 신인으로 돌아간 것처럼 묵묵히 힘든 일정을 감내하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올해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FA로 한화에 합류해 과거 화려했던 시절을 함께 보낸 김성근 감독과 재회하며 의욕을 불태웠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올해 33경기에 나와 2승9패 4세이브1홀드에 평균자책점 7.04에 그쳤다. 이로 인해 올해 대표적인 'FA 실패사례'로 거론되기도 했다.

송은범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결과다.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수 년간 이어져 온 부진을 새 팀에서 벗어나려고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부단히 노력했지만, 사라진 위력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 대해 김성근 감독도 실망했지만, 역시 가장 크게 실망한 건 송은범 자신이다.

때문에 송은범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도높은 훈련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빛나던 시절을 다시 되찾으려는 각오가 크다. 12월에 결혼식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의 송은범에게 가장 중요한 건 예전의 위력적인 구위와 자신감을 되찾는 일이다. 이 강행군의 성과가 송은범의 부활로 이어진다면 한화도 큰 힘을 얻을 것이 분명하다. 올해의 아쉬운 포스트시즌 탈락을 내년에는 반복하지 않게될 수도 있다. 과연 송은범이 비시즌 강행군을 통해 다시 빛을 발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