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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관전평] 아직도 오물을 던지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0-26 22:22


26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가 열렸다. 6회초 무사 1루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정수빈의 사구 때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6.

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용감한 관전평] -두산 편에서

뼈아픈 역전패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두산이 경기를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삼성은 난감할 것이다. 1차전부터 계산이 완전히 어긋났다.

3명의 주축 투수가 없다. 특히 필승계투조의 경우, 시스템 자체가 파괴됐다. 즉, 삼성 입장에서는 선발진이 최대한 길게 경기를 끌어간 뒤 심창민과 차우찬을 믿는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는 선발 피가로가 있다. 그런데, 피가로의 공 자체의 위력은 많이 반감됐다. 150㎞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던졌다. 그런데 1차전에서느 150㎞이하로 떨어졌다.


게다가 구속과 또 다른 공의 구위 자체도 많이 떨어졌다. 결국 두산 타선은 초반 신나게 피가로의 패스트볼을 쳤다. 원래 파울이 되어야 하는 타구가 제대로 맞아 나갔다. 두산 타자들의 힘에 피가로의 패스트볼이 이기질 못했다.

결국 삼성은 에이스가 무너졌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피가로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게 됐다.

장원삼과 클로이드 역시 두산 입장에서는 그렇게 무서운 투수들이 아니다. 피가로가 부진하면, 결국 삼성의 선발진은 '종이 사자'가 될 공산이 크다.

관심을 모은 삼성의 중간계투진을 살펴보자. 피가로 이후 나온 박근홍과 백정현은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다. 임창용 안지만에게 가려서 그렇지 수준급의 계투진의 일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경험이다. 박근홍의 경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6회 선두타자 볼넷. 정수빈의 사구, 민병헌의 볼넷. 결국 1사 만루에서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결정적인 추가실점을 했다. 삼성 야구의 특징은 무시무시한 뒷심이다. 단기전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예상대로 삼성의 투수 시스템은 무너졌다. 심창민 역시 위기를 자초했다. '1점 싸움'은 무리다. 차우찬만이 잘 던졌다. 그런데 1차전에서 두산은 차우찬을 끌어냈다. 7차전까지 갈 경우 차우찬의 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모든 면에서 두산은 1차전을 패했지만, 두산은 많은 것을 확인했다. 피가로의 저하된 구위, 삼성 중간계투진의 허술함, 그리고 차우찬을 끌어냈다.

정수빈의 6회초 사구 판정은 애매하긴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심판의 재량이다. 정수빈은 박근홍의 몸쪽 공을 본 뒤 황급히 빼는 상황이었고, 결국 왼손 검지에 맞았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강한 항의를 했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스윙 여부는 합의판정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대구 구장에 판정에 항의하는 오물이 날아들었다.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대구 구장의 팬 맞나? 아직도 구시대적인 행태를 보인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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