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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프리뷰] - 계산서지 않는 마운드, 이런 경험 처음이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0-25 10:25


삼성과 kt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2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말 2사 1,3루 삼성 우동균 타석때 kt 조무근의 폭투로 홈을 밟은 3루주자 최민구가 끝내기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02/

[용감한 프리뷰] - 두산 편에서

확실히 삼성은 그동안 상대한 넥센과 NC와는 좀 다르다. 약간 '차원'이 다른 측면이 있다. 단지 페넌트레이스 1위, 최강팀이라는 객관적 전력만은 아니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과할 수 있었던 보이진 않지만, 가장 큰 원동력. 경험의 차이였다. 상황에 따른 적합한 플레이, 타자와 투수의 과감한 수싸움, 가을 축제를 즐기는 여유 등이 두산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삼성의 '경험'은 두산보다 더 강하다.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한 팀이다. 당연히 팀 주축 선수들은 큰 무대에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아이러니컬한 면이 있다. 삼성은 '낯선 야구'를 해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발야구'를 유독 강조한다. 삼성의 선발이 강하기 때문은 아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직전 도박스캔들에 휘말렸다. 주축 선수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깔끔한 일처리. 그러나 전력의 약화는 피할 수 없다. 핵심은 투수진이다.


필승계투조는 계산이 서지 않는다. 선발진은 약화됐다. 차우찬을 롱릴리프와 필승계투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전천후 카드로 돌린다고 한다면 삼성 선발진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에이스 피가로 뿐이다.

즉, 모든 면이 혼란스럽다. 그동안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공식을 보자.

결국 강한 계투조와 더욱 강한 마무리였다. 오승환이 있었고, 3~4명의 필승계투조가 굳건했다. 즉, 단기전에서 삼성은 '5회 이후 1점만 앞서고 있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실제 그런 결과들이 많이 나왔다. 결국 단기전에서 명확한 목표와 집중력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너무나 피곤했다. 1점이라도 리드를 당하면 패배로 직결된다는 엄청난 부담과 싸워야만 했다. 이런 심리적인 우위를 가지고 삼성은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런 강력한 '어드밴티지'는 더 이상 없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삼성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도박 스캔들 때문이다. 아무리 풍부한 경험을 쌓은 삼성 선수들이라고 하더라도 극복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결국 삼성은 올 시즌 구축했던 공고한 시스템 자체가 '도박 스캔들'로 완전히 파괴됐다. 다시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즉, 승부처에서 삼성이 길을 잃고 헤맬 가능성이 더 많다는 의미다.

두산 역시 중간계투진은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두산은 계산이 서지 않는 야구에 익숙하다. 반면, 삼성은 너무나 익숙치 않은 상황이다.

투수진이 약화된 삼성의 올 시즌 팀 타율은 3할2리다. 구자욱과 박해민으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진. 나바로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파괴력이 강하다. 때문에 삼성이 타선이 투수진의 부족분을 메워줄 것이라고 착각하는 평가들이 많다. 그런데, 올 시즌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도 결국 두산 마운드를 공략하는데 실패했다. 타격만으로 한국시리즈 승부처를 풀어가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용감한 프리뷰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양팀 담당기자가 객관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해당팀 팬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프리뷰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작전운용, 강점, 이길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 등을 감안하며 담당 팀 입장에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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