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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매치다. 삼성과 두산. 2년 만의 한국시리즈 만남이다.
그러나, 삼성은 삼성이었다. 타격감이 살아나고 응축된 경험으로 괴력을 발휘, 끝내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4승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올라온 체력적 한계가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2013년 한국시리즈는 명승부로 장식되며 삼성의 우승으로 끝났다. 그리고 다시 삼성과 두산은 만났다. 과연 2013년 KS와 2015년 KS는 얼마나 다를까.
최대의 변수는 필승계투조
삼성은 올 시즌에도 최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핵폭탄'을 맞았다. 도박 스캔들이 터지며, 주축 투수들의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2013년을 보자. 삼성의 필승계투조는 양과 질에서 역대 최상급이다. 마무리 오승환이 버티고 있었다. 8회 이전까지 단 1점이라도 앞서도 있으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삼성 선수들에게는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에 안지만과 심창민이 중간 다리 역할을 했다. 차우찬은 롱 릴리프와 1이닝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계투' 역할을 했다. 당시 권 혁이 원 포인트 좌완계투로 쓸 정도였다. 그만큼 삼성의 필승계투조는 마치 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와 같았다.
하지만 올해 일본에 진출한 오승환은 없다. 마무리 자체가 매우 취약해졌다. 게다가 차우찬과 심창민 외에는 믿을만한 필승계투조가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확신 속에서 필승계투조를 운용했던 2013년과는 달리, 2015년의 삼성 계투진은 안갯속에 쌓여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큰 변수다. 물론 두산 역시 마찬가지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두산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중간계투진이다. 1이닝을 확실히 막아줄 계투진이 없다.
2013년 역시 중간계투진이 취약하긴 했다. 그러나 오현택과 윤명준, 그리고 정재훈 등이 좋은 구위를 앞세워 의미있는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의 중간계투진은 더욱 취약하다. 함덕주가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앤서니 스와잭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이현승이 마무리로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는 5전3선승제의 준 PO, PO와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단기전이긴 하지만, 호흡이 약간 길다. 때문에 이현승만으로 KS를 치른다는 것은 쉽지 않다.
KS 타격전 가능할까
삼성의 타선은 2013년에 비해 대폭 보강된 모습이다.
사실 2013년 삼성은 4차전까지 타격 사이클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했다. 팀 타율(2할8푼3리)은 높았지만, 파괴력 자체는 약간 부족했다.
하지만 2015년은 다르다. 삼성의 팀 타율은 무려 3할2리다. 강력한 테이블 세터진이 자리잡고 있다. 구자욱과 박해민은 공수주를 모두 갖췄다. NC의 테이블 세터진보다 공격력은 더욱 강하다. 완벽히 부활한 이승엽과 나바로, 박석민 최형우가 클린업 트리오에 버티고 있다. 게다가 삼성 타선은 NC가 갖추지 못한 '경험'을 4년 동안 축적했다. 결국 상황에 따른 대응력과 결정력, 그리고 파괴력이 최상급이다.
두산 역시 2013년에는 공격력이 최상급이었다. 이종욱과 민병헌, 그리고 김현수와 최준석 홍성흔으로 이어졌다. 삼성보다 상, 하위 타선의 고른 타격이 있었다. 게다가 손시헌 김재호 허경민 오재일 등 주전과 백업 멤버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결국 풍부한 야수진으로 삼성을 압박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4번 최준석은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2015년의 두산 타선은 약간 부족하다. 일단 외국인 타자가 '개점 휴업' 상태다. 데이빈슨 로메로는 주전으로 쓰기가 쉽지 않다. 상당한 마이너스다.
때문에 김현수가 4번 타자에 배치돼 있다. 민병헌이 3번이다. 두산 타선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1번 민병헌, 3번 김현수 배치가 정답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고무적인 부분은 두 선수가 3, 4번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 입장에서는 좀 아쉽다. 삼성의 투수력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때문에 더욱 강한 공격으로 몰아부칠 필요가 있다. 하지만, 2013년에 비해 두산의 공격력은 다소 떨어진 게 사실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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