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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포인트-P(피칭)] 어색했던 스튜어트의 퀵모션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24 17:40


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자그마한 나이스 플레이와 미스 플레이가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준비한 스포츠조선의 야심찬 포스트 시즌 기획. [PS포인트]다.

타격(B) 수비(F) 주루(R) 피칭(P)으로 세분화, 요점을 정리했다.


24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NC 스튜어트가 교체되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4.
[PS포인트-P(피칭)]



밸런스. TV 중계를 하는 해설위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다. 경기 전 취재를 하다 보면, 선수들도 밸런스가 '좋다', '나쁘다' 등의 표현을 자주 한다. 어떻게 보면 정말 추상적인 말.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24일 NC 선발 재크 스튜어트에 대해서는 '밸런스가 흔들렸다'는 문장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85개의 공을 던지면서 4이닝 8피안타 3볼넷 6실점. 2차전 완투승 이후 4일 쉰 뒤 마운드에 올랐는데,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구위, 제구력이 현저하게 달랐다. 슬라이드 스텝에서 몸의 균형(밸런스)이 와르르 무너지며 원하는 곳에 공을 뿌리지 못한 것이다.

통상 투수의 제구력을 결정하는 건 공을 던지는 손의 위치라고 한다. 스트라이드를 한 자유족(오른손 투수는 왼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오른손이 귀 옆까지 올라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을 던지기 위한 완벽한 준비 동작이라 볼 수 있고 자신 만의 일정한 리듬으로 공을 뿌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리듬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는 너무 빠르게만 공을 던지려 해 준비 동작부터 어그러지는 투수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너무 의욕만 앞서다 보니 왼 발과 오른 손의 위치에서 엇박자가 나고, 필연적으로 몸의 밸런스도 깨지는 셈이다. 스튜어트가 그랬다. 주자만 나가면 슬라이드 스텝을 어색하게 하며 높은 쪽으로 공을 던졌다.

이날 두산 타자들은 스튜어트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하고 들어온 듯 했다. 2회 걸음이 느린 양의지가 기습적인 도루를 시도하는 등 퀵모션에서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상대를 흔들었다. 즉, 스튜어트가 다리를 높게 드는 경우, 거의 들지 않고 빠르게 스트라이드를 하는 경우를 구분할 줄 알았다. 여기서 스튜어트가 흔들렸다. 다리를 어느 정도 들어 투구를 하려고만 하면 1루에 있는 주자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3회 정수빈처럼 스타트를 끊어 도루에 성공하거나 5회 허경민처럼 스타트를 끊는 척을 잇따라 했다.

결국 스튜어트는 다리를 들지 않고 공을 뿌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는 준비 동작이 완벽치 않아 제구가 말을 듣지 않고, 실투를 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 투수의 조기 강판. 5차전이 예상 외의 흐름으로 전개된 이유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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