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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협상 J트러스트, 대부업체 아니라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0-23 10:51 | 최종수정 2015-10-23 10:51


히어로즈 협상파트너 J트러스트, 대부업체 아니라고?

야구팬과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피땀흘려 만들어놓은 히어로즈 구단의 이미지도 함께 쇄락하고 있다. 쉽게 볼 일이 아니다.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SK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07.
히어로즈 구단 측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J트러스트'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23일 "100%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J트러스트와) 협상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거센 여론 역풍이 몰아치고 있다.

단순히 '협상 중'이라는 것으로도 비난 여론이 뜨거운데, 만약 정말로 J트러스트가 히어로즈의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로 확정된다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 히어로즈가 수 년간 만들어놓은 팬들도 순식간에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황이 예상된다.

도대체 왜 이렇게 비난 여론이 뜨거운 것일까. 히어로즈 구단은 모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야구 전문기업'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네이밍 스폰서와 계약을 통해 구단 운영재원을 마련해왔다. 그간 '우리담배', '넥센 타이어' 등이 네이밍 스폰서였다. 넥센과는 2010년부터 6년간 계약 관계를 이어 왔다.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히어로즈가 새 스폰서를 찾아야 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J트러스트'라는 게 문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J트러스트가 일본기업이라는 점이다. 일본에서 대부업으로 자산을 구축해 몸집을 키웠고, 최근에는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으로 주력 업종을 바꿨다. 대부업 관련 업무는 하지 않는다. 히어로즈도 이런 이유 때문에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민 정서상 일본 기업을 한국 프로야구 구단의 메인 네이밍 스폰서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특히나 최근 일본 정치계가 계속 극우 발언과 과거사에 대한 왜곡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비해 한일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이다. 국민들 역시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때문에 히어로즈가 J트러스트와 최종적으로 손을 잡게 된다면 이런 차가운 정서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팬들의 사랑과 인기를 흥행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프로구단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두 번째로 J트러스트 그룹의 본질도 문제다. 분명 현재의 J트러스트는 대부업체가 아니다. 모든 산하 계열사에서 대부업 관련 업무를 종료하고, 합법적인 금융 전문 그룹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업체'라는 이미지가 짙다. 한국에 진출하면서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J트러스트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인기 CF스타 고소영을 섭외해 그룹 이미지 광고를 제작하려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여론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히어로즈 구단과 접촉한 것도 이런 '이미지 쇄신' 전략의 하나다.

하지만 J트러스트의 근본 뿌리가 '대부업'이었다는 점을 부정할 순 없다. 비록 현재 모든 대부업 관련업무를 중지했다고 해도 자산을 대부업으로 형성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라고 해도 여전히 '대부업'과의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없다. 국민 여론이 J트러스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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