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을 잠재울 유권해석이 나왔지만 모양새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도전의사를 밝힌 손아섭(27)과 황재균(28)을 두고 롯데 구단이 고민중이다. 현재로선 유일한 해법은 손아섭과 황재균이 머리를 맞대고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1명이 먼저 신청 해야하는 상황, 구단이 누굴 지목하더라도 선택받지 못한 선수는 불처럼 반발할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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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1명에게만 선택권을 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최소 한명을 품에 안고 다른 한명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은 선수의 박탈감을 치유할 길이 묘연하다. 아무리 설득해도 납득하지 못한다.
손아섭이 먼저 포스팅을 하든지, 황재균이 포스팅을 하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구단이 일방적으로 정한 순위에 선수들이 공정성을 부여하기도 어렵다. 또 1차 포스팅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릴 경우 후순위 선수는 제대로된 포스팅 과정을 접하지 못할 수 있다. 불만은 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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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스스로 매듭을 풀어야 이유는 그들의 독특한 자존심 때문이다. 과연 이들 실력이 메이저리그에 도전, 그곳에서 성공할 수 있는 수준인가. 많은 팬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선수 본인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 충분히 통한다고 판단했기에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물론 한국으로 돌아와도 거액보장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선수들이 그렇게까지 계산적일거라곤 보지 않는다.
손아섭과 황재균 둘만 놓고봐도 서로를 바라보는 생각이 다를 것이다. 손아섭 입장에선 자신의 컨택트 능력과 3할 초중반대 타율과 빠른발이 메이저리그에 더 적합하다 생각할 것이고 황재균은 내야 수비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홈런이야말로 빅리그 스타일이라고 여길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롯데 구단이 이들을 앉혀놓고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라며 설교해봐야 소용 없다. 둘이 해결하지 못하면 법에 호소하는 방법도 있다. KBO 규약이 불공정하니 둘이 한꺼번에 나갈 수 있게 규약개정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시일을 생각할 때 실익은 없겠지만 후배들 중 혜택을 보는 이는 나올 수 있다.
조원우 신임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손아섭과 황재균을 면담한 자리에서 "서로 의가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건넸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경우에 따라선 내년에 함께 롯데 중심타선을 꾸려야할 지 모른다. 서로 얼굴 붉히지 않으려면 누군가는 양보해야하는 상황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양보를 위해선 진정성과 공감이 필요하고, 대화가 우선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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