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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서 충돌 김경문-김태형 감독, 특별하고 질긴 인연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0-15 05:58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왼쪽)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3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몇 년 전에 '케빈 베이컨의 법칙'이 회자된 적이 있다.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데도 중간에 몇 사람을 거치면 모두 연결이 된다는 내용이다. 케빈 베이컨이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는데, 함께 출연한 배우를 매개로 몇 단계를 거치면 어김없이 관계가 이어진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좁은 야구판에서 한두 다리 건너면 모두 동업자고, '야구인'으로 묶인다. 그런데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57)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48), 둘의 인연은 특별하다.

두 사람 모두 베어스에 입단해 베어스에서 선수생활을 마쳤다. 김경문 감독이 선수시절 말미에 다른 팀으로 이적했는데, 베어스로 돌아와 선수생활을 마감을 했다. 두 감독 모두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수비형 포수로 인정을 받았다. 선수, 코치로 존재감을 보여준 후 지휘봉을 잡은 것도 비슷하다.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워 선수단을 휘어잡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물론, 공통점이 많다고 해도 다른 점도 적지 않다. '백전노장의 승부사' 김경문 감독은 때때로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한데, 김태형 감독은 종종 게임의 흐름을 놓친다. 감독의 역량으로는 김경문 감독이 몇 단계 위로 봐야 한다.

연배차이가 크지만 팀 선후배, 배터리 코치와 선수, 감독과 코치로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야구판 기준으로 보면 '사제지간'이다. 김경문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1년, 김태형 감독도 시즌 종료 후 SK 와이번스로 떠났다.

인연이 깊은 두 사람이 가을야구의 길목에서 마주친다. 플레이오프,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이래저래 흥미진진한 매치업이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왼쪽)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두 감독 모두 성공적인 시즌을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의 다이노스는 출범 3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신생팀 특전이 사라지면서 외국인 선수가 1명 줄었는데도, 삼성 라이온즈와 마지막까지 1위 싸움을 벌일 정도로 힘이 넘쳤다. 중하위권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었다.

김태형 감독 또한 첫 해부터 팀을 정규시즌 3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 등 우려움이 많았지만 이겨냈다. 배터리코치가 아닌 감독으로서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공교롭게도 김태형 감독의 데뷔 첫 승의 상대가 NC였다. 지난 3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두산은 NC를 9대4로 제압했다. NC가 초보 사령탑 김태형 감독의 산뜻한 출발을 도와준 셈이다.

양팀은 지난 5월 27일 신경전 끝에 벤치 클리어링을 연출하기도 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두 팀은 8승8패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플레이오프가 재미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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