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위기 탈출' 하지만 2% 부족함이 아쉬웠던 넥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14 07:16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5대2로 승리한 후 넥센 염경엽 감독이 밴헤켄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3.

"타선이 뻥뻥 터질 때가 됐습니다. 그리고 밴헤켄이 오래 던져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연패에 몰리며 벼랑 끝에 몰렸던 넥센 히어로즈. 넥센 염경엽 감독은 13일 절체절명의 3차전을 앞두고 "오늘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기느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염 감독은 "1~2점 차로 힘들게 이겨서는 4, 5차전이 힘들어진다. 1, 2차전 부진했던 타선이 살아나 뻥뻥 터져 시원하게 승리를 거둬야 한다. 그럴려면 해줄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센은 서건창-이택근-박병호-유한준-김민성-김하성 등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 힘이 막강한 팀. 하지만 1, 2차전에서 주축 타자들이 침묵에 빠지며 2경기 연속 1점차 석패를 당해야 했다.

또 하나 문제는 불펜 운용이었다. 현재 염 감독이 사실상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투수는 조상우 뿐. 큰 경기에서 흔들리는 한현희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상우, 손승락 중심의 불펜 운용을 하다보니 이것저것 꼬이기 시작했다. 일단 3차전을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이스 선발 앤디 밴헤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내며 불펜이 4, 5차전 활약할 상황을 만들어주길 바랐다.

넥센은 3차전 5대2로 승리했다. 그렇다면 염 감독이 바라던 수준의 경기가 됐을까. 정말 애매하다. 이겼으니 다행이고, 어느정도 염 감독 바람대로 경기가 진행이 됐는데 공-수 모두에서 2% 아쉬운 부분들이 나왔다.

먼저 타선. 그토록 터지지 않던 유한준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고종욱-서건창 테이블세터도 멀티히트를 합작했다. 특히, 서건창의 선제 솔로 홈런은 정말 값졌다. 심한 견제를 당하는 박병호도 1안타 2볼넷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잘했고, 김민성도 안타는 1개 뿐이었지만 타점 2개가 있었다.

그렇다고 아주 만족할 수만은 없다. 이택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타순을 3번에서 7번으로 조정했는데, 3차전도 성과가 없었다. 또, 나머지 중심타자들도 살아날 기미를 보인 정도지 확실히 터졌다고 보기는 힘든 날이었다.

밴헤켄도 마찬가지. 물론, 밴해켄은 어려운 상황 에이스로서 최고의 투구를 했다. 7회까지 77개의 공만 던지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문제는 8회 갑자기 흔들린 점. 차라리 7회까지 위기도 겪으며 이렇게, 저렇게 이닝을 막았으면 넥센 벤치도 8회와 9회 불펜 운용에 대한 준비를 했을텐데, 7회까지 보여준 밴헤켄의 모습은 완봉 모드였다. 때문에 특별한 준비를 할 상황이 안됐다. 하지만 밴헤켄에 8회 2실점 하며 급격히 흔들렸고, 결국 이날 경기 쓰기 싫었던 마무리 조상우를 8회 2사에 투입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조상우의 투구수가 23개에 그쳐 14일 4차전 등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조상우가 안타 2개를 맞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 두산에 긍정 요소를 준 부분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준플레이오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조상우인데, 4차전이 경기 후반까지 혼전으로 흐르면 두산 타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

일단, 승리를 했고 어느정도 상승 반전 곡선을 그릴 여지를 보여줬기에 넥센에 충분히 희망적이다. 하지만 2% 부족했던 승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이 말한대로의 5점차 이상 대승이 이뤄졌다면? 염 감독은 그렇게 된다면 4차전 뿐 아니라 5차전까지 상승세를 끌고갈 수 있다는 어느정도 확신을 갖고 그런 승리를 바랐던 것이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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