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교체는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조직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한때 팀의 간판 타자였더라도 나이가 들고 기량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하위타순, 혹은 벤치로 밀려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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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참사는 언제나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아직은 괜찮겠지'하는 마음이 대형 사고를 부른다. 그래서 이 1패를 예사로 보면 안된다. 이 안에는 준플레이오프 내내 이어진 두산의 고민이 담겨있다. 바로 타선의 침묵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투수진은 괜찮다. 니퍼트가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의 힘이 더 강화됐고, 우려했던 불펜은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타선은 기대에 못 미친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팀 타율이 2할4푼2리에 불과했다. 특히 중심타선을 형성하고 있는 박건우(0.125)와 김현수(0.222), 양의지(0.125)가 해결 능력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두산 벤치에서 새로운 외부 변수를 대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모든 전력을 다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져보면 새삼 홍성흔에게 기대가 간다. 예전만큼의 힘이나 강력함은 확실히 사라졌지만, '경험'이라는 장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홍성흔은 기록으로 보면 '준플레이오프의 남자'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통산 최다경기 출장(24경기)과 최다득점(15점) 기록을 갖고 있다. 안타를 4개만 더 치면 KIA 김주찬을 제치고통산 최다안타 1위 기록까지 달성하게 된다. 많은 경기를 치러봤고, 그 과정에 쌓인 결과물이 적지 않다.
그런 홍성흔이기에 의외의 순간 '해결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홍성흔은 화려한 승부사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스타성이 누구보다 강하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이 스타성이 발휘될 수도 있다. 게다가 후배들의 앞에서 살신성인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팀워크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지금 홍성흔이 해줄 수 있는 건 생갭다 꽤 많다. 홍성흔을 아낌없이 내던지면 두산이 얻을 건 많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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