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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도 이해할 수 있는 오심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전자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심판도 사람이다. 기계처럼 정확히 매 순간 판정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후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 도대체 어떤 기준을 갖고 내린 판정이었을까.
헛스윙을 했다고 판정했던 것일까. 두산 포수 양의지는 공을 잡는 순간 1루심쪽으로 헛스윙이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했다. 포수도 스트라이크일리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강강회 1루심의 반응은 없었다. 화면상 박병호의 방망이는 애매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확실할 정도로 돌지 않았다. 하지만 헛스윙 문제는 여기사 논할 필요가 없다. 전 구심이 그 낮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단한 삼진 시그널이 확실히 나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 상황을 헛스윙 아웃으로 판정했다면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원준의 공은 낮고, 안쪽으로 많이 빠졌다.
박병호는 매너가 굉장히 좋은 선수로 손꼽힌다. 그런 박병호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전 구심에게 항의를 했다. 정말 보기 드문 장면. 그만큼 납득하기 힘든 판정이라는 뜻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금세 정신을 차리고 흥분을 가라앉힌 뒤 큰 충돌 없이 덕아웃으로 향했다는 점이다. 박병호 뿐 아니라 넥센 덕아웃도 이 장면을 보고 분통을 참지 못했다. 만약, 득점 찬스 승부처에서 이런 판정이 나왔다면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을 지도 모른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은 심판 고유의 권한이다. 하지만 누구도 납득하기 힘든 판정을 내린다면 자신들의 수고를 가치없는 일로 깎는 일이 된다. 특히, 더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을 잔치에서는 심판진도 더욱 집중을 해야 한다. 그래야 승자도 진정한 성취감을 얻고, 패자도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게 된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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