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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데스' 와일드카드 앞둔 김용희 감독의 고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0-05 09:13


SK 김용희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이던 지난 2000년 이후 15년만에 가을잔치 무대에 서게 됐다. 김 감독은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첫 경기서 패하면 탈락이기 때문에 무조건 총력전"이라고 선언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어렵사리 포스트시즌에 오른 SK 와이번스에게 넥센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내일이 없는 경기다. 첫 경기에서 패하면 바로 탈락이다.

올해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팀에게 1승의 어드밴티지가 주어진다. 4위 팀은 첫 경기서 패하더라도 두 번째 경기서 이기거나 비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 5위팀은 무조건 2승을 해야 한다. 첫 경기에서 패하면 두 번째 경기는 열리지 않는다. SK 입장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일종의 '서든 데스(sudden death)'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이런 방식의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는 모두 3경기 이상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첫 경기에서 지더라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 심지어 5전3선승제의 포스트시즌서 2패를 먼저 당한 뒤 3연승으로 다음 시리즈로 진출한 사례도 꽤 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색다른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4, 5위팀에게 모두 특별한 긴장감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4위 넥센 역시 1차전서 패할 경우 분위기상 2차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부담감이 더한 쪽은 넥센보다는 SK다. 김용희 감독의 고심이 크다. 김 감독은 5일 "상당히 어려운 시즌을 보냈는데 마지막에 선수들이 분발을 해 와일드카드로 진출하게 됐다. (개인적으로)15년만에 가을무대에 나가지만 그 생갭다는 오로지 승부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심정을 밝힌 뒤 "이것(포스트시즌 진출) 가지고 안된다. 살아남아야 한다. 한 경기라도 패하면 바로 탈락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시즌 막판 이기고자 하는 선수단의 사기가 충전된 만큼 임전무퇴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며 필사항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첫 경기 선발투수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7일 목동에서 열리는 1차전 선발 후보는 김광현, 메릴 켈리, 크리스 세든이다. 세 투수 모두 1차전에 나서는데 컨디션상 전혀 문제가 없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에 구원등판해 각각 33개, 8개의 공을 던진 켈리와 김광현도 휴식 시간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김 감독은 "당연히 셋 모두 1차전 선발이 된다. 누굴 내보내느냐는 좀더 시간을 갖고 스태프들과 상의를 하고 몸상태도 체크해 봐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한 경기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저번(3일) NC전처럼 상황이 되면 선발 2명을 1+1로 투입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당시 NC전에는 선발 박종훈에 이어 6회 1사후부터는 켈리가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을 막고 결국 4대3으로 역전승했다.

세 투수의 넥센전 상대 성적은 김광현이 1경기 6이닝 4안타 무실점, 켈리는 3경기서 1승1패에 18⅓이닝을 던져 26안타 15실점, 세든이 1경기서 4이닝 8안타 7실점이다. 넥센전 상대 성적만 보면 김광현의 등판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켈리와 세든은 난타를 당한 모습이 많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 컨디션은 켈리와 세든이 괜찮다. 시즌 마지막 5경기서 세든은 5승에 평균자책점 2.25, 켈리는 4승에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5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11로 부진했다. 그러나 경험이나 상대 성적, 에이스의 상징성을 보면 김광현에게 신뢰감이 실리는게 사실이다.

반면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의 등판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SK의 대응은 분명해 보인다. 김 감독은 1차전 타순을 묻는 질문에 "저쪽에서는 밴헤켄이 나올 것이다. 그에 맞춰서 상대 기록이나 당일 컨디션을 고려해 타선을 짤 것"이라고 했다. 밴헤켄은 올시즌 SK전 4경기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비롯해 2승, 평균자책점 1.73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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