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폭스의 반전 폭발, 재계약 청신호 켤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0-01 12:00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의 막판 스퍼트가 흥미롭다. 과연 팀을 5위로 끌어올리면서 자신의 재계약까지 성사시킬 수 있을까.


한화와 삼성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 한화 폭스가 삼성 차우찬의 투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29/
활약이 미미했던 폭스는 9월들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9월 21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8리에 5홈런 17타점을 달성했다. 이제야 본격적인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그간 폭스는 존재감이 매우 희미했다. 애초 나이저 모건의 대체 선수로 5월에 팀에 합류했는데, 불과 4경기만 뛰고 부상을 당했다.

선수가 뛰다보면 다칠 수도 있다. 그런데 복귀까지 너무나 긴 시간이 걸려버렸다. 5월24일에 재활군으로 내려간 폭스는 "2주 후에는 돌아오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거의 3개월 뒤인 8월16일에야 다시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한화는 이 기간 동안 외국인타자 없이 시즌을 고생스럽게 치렀다.

그렇게 돌아왔어도 폭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건 아니다. 8월에 고작 10경기에 나와 타율 2할6푼7리에 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100% 재계약 불가 수순이다. 정확성과 장타력이 모두 특별하지 않은데다 수비 포지션에서도 외야와 1루, 그리고 포수까지 애매하게 걸쳐 있다. 폭스의 '여러 포지션 소화가능'이라는 특징은 다른 말로는 '확실한 자기 포지션이 없음'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조금씩 반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9월이 되자 폭스의 팀 기여도가 부쩍 늘어난 것. 특히 지난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하더니 이후 가파른 타격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심지어 29~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마지막 홈2연전에서는 이틀 연속 3안타를 기록하며 총 9타수 6안타(3홈런) 8타점으로 괴력을 폭발시켰다. 19일 두산전을 시점으로 폭스는 팀내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가 됐다. 이후 7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4할6푼2리에 이른다. 타점도 11개나 보탰다.

이 활약이 더 의미가 큰 이유는 한화가 시즌 막판 5위 싸움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데 큰 보탬이 됐기 때문. 폭스의 반전 활약이 없었다면 한화는 이미 5위 전쟁에서 멀어졌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폭스가 뒤늦게라도 활약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결국 폭스가 계속 이런 활약을 이어가면서 팀을 5위로 이끈다면, 그리고 그 힘을 몰아가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한다면. 내년 시즌에도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수다쟁이' 폭스를 볼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재계약 확률은 극히 낮다. 그러나 폭스에게 그 확률을 높일 기회도 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계속 불망망이를 휘두르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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