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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9월, 토종 에이스들의 뒷걸음질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9-29 10:12 | 최종수정 2015-09-29 10:20


예년보다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시즌 막판 토종 에이스들이 나란히 부진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희관, 윤성환, 장원준. 스포츠조선 DB.

시즌 막판 토종 에이스들의 평균자책점이 치솟고 있다. 늘어난 경기수에 따른 보이지 않는 피로감이 작용한 듯 하다.

삼성 윤성환은 지난 20일 부산 롯데전에서 쑥스러운 승리를 따냈다. 5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며 11피안타 7실점 했지만 야수들이 화끈한 지원 사격을 해준 덕분에 시즌 17승에 성공했다. 지난 2007년 1군에 데뷔한 그가 선발로 나가 7실점한 적은 이번이 6번째다. 그런데 앞선 경우 대부분 패전 투수가 된 반면 이번에는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박석민이 홈런으로만 9타점을 쓸어 담은 그 날이다.

문제는 다음 등판이다. 그는 26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4이닝 7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다시 한 번 부진했다. 2-0으로 앞선 1회말에만 연속 3안타로 3실점하며 제 몫을 못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에 "윤성환이 힘들다고 한다. 시즌이 길긴 길다"고 분석했다. 예년 같으면 정규시즌이 끝나 휴식에 돌입할 시기. 어깨와 몸이 적응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김경문 NC 감독도 일전에 "갑자기 투구수가 늘어나면 어깨가 탈이 난다. 선수 본인이 괜찮다고 해도 인간의 근육은 늘 던져왔던 것에 적응돼 있다"고 했는데, 류 감독과의 말과 비슷한 의미로 풀이된다.

넥센과 치열한 3위 싸움을 하는 두산도 2명의 왼손 투수가 최근 컨디션이 뚝 떨어져 걱정이다. 유희관과 장원준은 9월 들어 평균자책점이 부쩍 높아 졌다. 유희관은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은 7.52, 장원준은 5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이 8.06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 둘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해준 것만 해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지만, 순위 싸움이 한 창인 요즘 잇따라 난타를 당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유희관은 지난 27일 잠실 LG전에서 1⅔이닝 7피안타 8실점했다. 직전 등판인 22일 부산 롯데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18승에 성공한 뒤 사실상 20승 도전이 무산됐다. 장원준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 4이닝 6실점(5자책), 25일 잠실 kt전 1⅓이닝 6실점이다. 이에 앞서 8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3이닝 7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이 달에만 세 차례 조기 강판됐다. 김태형 감독은 "구위가 딱히 떨어진 것은 아닌데, 선수 본인이 더 답답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시즌 막판 더 힘을 내는 투수도 있다. NC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대표적이다. 3년 연속 10승 고지에 오른 그는 9월 평균자책점이 2.67로 상당히 좋다. 5경기에서 2승3패로 승수보다 패수가 많지만 경기 내용은 박수를 보낼만 하다. 생애 첫 탈삼진왕 타이틀을 노리는 차우찬(삼성)도 좀처럼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3일 인천 SK전에서 7이닝 12탈삼진 2실점, 22일 대구 NC전에선 7⅓이닝 4피안타 1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시즌 종료일이 다가올 수록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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