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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시대를 시작하면서 도입한 '와일드 카드'가 뜨겁다. 올해 KBO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 '와일드 카드'가 막판까지 불꽃 레이스를 만들었다. 1~4위가 거대한 절벽처럼 서있는 가운데, 이제 관심이 승률 4할대 팀들간의 5위 경쟁에 쏠려있다.
하지만 KIA 야구에는 활력이 넘쳤다. 맥없이 주저앉은 게임도 적지 않았지만, 씩씩하게 달려들어 만들어 낸 극적인 승부가 많았다.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하며, 5강 싸움을 이어갔다. 추락과 반등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렇게 시즌 막판까지 5위를 쫓아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런데 모든 포커스가 '와일드 카드'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5위를 못하면 올시즌 KIA 야구는 실패가 되는 걸까. 아쉬움이 크다고 해도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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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과 비교해보자. 우선 승률이 5푼 넘게 올랐다. 지난해 128경기에서 54승74패, 승률 4할2푼2리를 기록했다. KBO리그 9개 팀 중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년 연속 8위에 그쳤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팀 평균자책점 5.82(8위), 타율 2할8푼8리(5위), 121홈런(5위), 631타점(7위), 121도루(4위), 79실책(6위). 공격력은 중하위권을 수준이었고, 마운드 부진의 그늘이 깊었다.
올해 고질적인 마운드 불안이 개선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최악이었던 불펜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해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이 5.71로 8위였는데, 올해는 4.57으로 NC 다이노스(4.48)에 이어 3위다. 불펜이 버텨주면서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이 늘었다. 팀 실책의 감소도 눈에 띈다. 팀 최소 실책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기본 전력이 탄탄해졌다는 뜻이다.
가장 큰 소득은 따로 있다. 참담했던 지난 3년간의 그림자를 털어냈다. 김기태 감독이 시즌을 시작하면서 선수들에게 당부한 말이 "주눅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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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타선의 힘, 집중력은 아쉬움이 크다.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난 안치홍 김선빈, kt 위즈로 이적한 이대형의 공백이 컸다. 이들을 대체한 선수들이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줬으나 공격력 약화를 피할 수 없었다. '속성'으로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최근 몇 년간 주축타자로 활약했던 나지완의 추락은 예상밖의 일이었다.
'2015년형 KIA'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뤘고, 보여줬다. 중압감을 내려놓고 5위 경쟁에 임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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