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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고척돔, 비좁은 관중석 어쩌나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9-15 16:35



국내 첫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공사를 마무리하고 15일 미디어데이 행사로 베일을 벗었다. 국내 최초의 돔야구장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복합체육문화시설인 고척스카이돔이 모습을 드러내며 100년이 넘는 한국야구 역사에서 돔구장 시대가 본격 개막하게 됐다. 하지만 외야석은 통로 없이 무작정 붙여만 놓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고척스카이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15/

국내 첫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15일 베일을 벗었다.

고척스카이돔은 총 1948억원을 투입해 서울 구로구 경인로 430번지에 지어졌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8만 3476㎡ 규모에 지붕을 덮는 완전 돔 형태다.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 높이는 67.59m다. 일본 도쿄돔보다 5m 더 높다. 지붕에는 소음은 차단하면서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투명차음막이 설치됐다. 이 덕분에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될 만큼 밝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7년 간의 공사를 마친 고척스카이돔은 총 1만8076명을 수용할 수 있다. 포수석과 14m 거리에 다이아몬드석이 있고 관중석과 분리돼 별도의 공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스카이박스도 마련됐다. 시는 미국 스포츠경기장 설계 전문회사의 컨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 전용 흙을 깔았고 펜스에는 메이저리그 규정인 7cm보다 두툼한 15cm 두께의 보호패드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곳곳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당장 관중석이 말썽이다.

1만8076석 가운데 내야석은 1만1657석, 내야 테이블석이 524석이다. 외야는 5314석, 회전형 장애인 38석, 스카이박스 216석, 다이아몬드석은 304석이다. 시는 "포수석과 불과 14m 떨어진 거리에 다이아몬드석이 있다. 편안한 가죽시트 의자에 앉아 생생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며 "16개의 스카이박스 등 프리미엄 좌석은 야구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장 비싼 자리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외야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관중이 과연 9이닝 내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빠져 나갈 공간은 만들지 않고 무작정 의자만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직접 체크한 바로는 홈런석의 경우 최대 28개의 의자가 붙어 있었다. 외야석은 22~23석이 통로 없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한 명의 팬이 경기 도중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하면 나머지 20여명이 길을 터줘야 하는 웃지 못할 광경이 펼쳐질 게 뻔하다. 포수 뒤쪽 다이아몬드석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앞 자리와의 간격이다. 키가 1m80 조금 넘는 필자가 외야석에 앉았을 때 양 무릎이 앞 좌석에 닿았다. 화장실이나 매점을 이용하려는 관중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만원 관중이 가득 찬다고 가정해보자. 이곳 저곳에서 상당수의 팬이 일어섰다 앉았다는 반복하는 광경이 펼쳐질 테다. 이 때문에 사전 조사를 통해 타구장의 환경을 면밀히 체크해보고, 밑그림부터 제대로 그려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척=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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