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시즌 종료 D-18. 숫자 '100'에 주목하라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9-15 09:53


삼성과 NC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무사 2루 NC 이호준이 우월 2점홈런을 날린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7.30/

2015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뜨겁다. 5위는 물론 3위를 놓고도 혈투의 연속이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안갯속이다. 박병호(넥센)와 테임즈(NC)의 각축 속에 마르테(kt·타율 2위) 나바로(삼성·득점 2위) 김태균(한화·출루율 2위) 등이 빈틈을 노리고 있다. 도루왕 자리를 놓고도 '양 박' 박해민(삼성) 박민우(NC)의 대도 전쟁이 한 창이다.

이처럼 10개 구단 체제를 맞이한 올 시즌에는 유난히 볼거리가 많다. 9월 중순이 돼서도 리그의 긴장감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하나 더, 남은 3주 동안 숫자 '100'에 주목해 경기를 지켜본다면 프로야구를 더욱 즐길 수 있다. 조만간 이 숫자와 얽힌 엄청난 진기록들이 연거푸 쓰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NC 사상 첫 100타점 삼총사 배출?

삼성 팬이라면 지난해 10월6일 대구 KIA전에서 채태인의 눈빛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시 3-5로 뒤지던 무사 2루, KIA 토마스에게 우전 안타를 때린 그는 2루 주자 박해민이 3루에 도달하는데 그치자 1루에서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박해민은 맞는 순간 우익수 뜬공인 줄 착각해 리터치를 준비했다. 팀 내에서 걸음이 가장 빨라도 홈 쇄도는 무리였다. 그렇게 채태인의 생애 첫 100타점도 무산됐다. 그는 나머지 두 타석에서 삼진만 두 차례 당하고 99타점으로 2014시즌을 마쳤다.

삼성은 만약 이날 박해민이 홈을 밟았다면, KBO리그 사상 최초로 3명의 100타점 타자를 배출할 수 있었다. '국민 타자' 이승엽(101타점) '붙박이 4번' 최형우(100타점), 그리고 채태인이다. 하지만 대기록은 쉽게 완성되지 않는다는 말이 맞았다. 타구가 워낙 애매하게 날아가며 채태인도, 삼성도 쓴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NC가 작년보다 16경기 늘어난 144게임 체제의 덕을 보며 KBO리그 '1호'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4일 현재 NC는 테임즈(123타점) 나성범(109타점)이 2년 연속 100타점 고지에 올랐다. 테임즈는 타점 부문 2위, 나성범은 5위다. 여기에 베테랑 이호준이 99타점으로 득점권 찬스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주 9구단 NC에 의한, 대기록이 완성될 것이다.

삼성 4명 100타점? 10명 100안타!

사실 삼성도 올해만큼은 100타점 타자를 무더기로 배출할 전망이다. 이날까지 나바로(122타점) 최형우(113타점)가 이미 고지를 정복했고, 박석민이 94타점, 이승엽이 90타점이다. 앞으로 남은 게임은 15경기. 홈런 생산 능력이 있기 때문이 최대 4명까지 100타점을 넘어 설 수 있다. NC의 3명보다 더 위대한 기록인 셈이다.


여기에 무려 10명의 선수가 100안타를 넘보는 팀이 삼성이기도 하다. 통상 100안타는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만 가능하다. 꾸준히 출장 기회를 부여 받아야 안타 개수도 늘어난다. 그런데 삼성은 팀 내 최다 안타 최형우(157개)를 시작으로 이승엽(154개) 나바로(142개) 구자욱(147개) 박해민(132개) 박석민(126개) 김상수(104개)는 물론 이지영(99안타) 채태인(97안타) 박한이(93안타)도 100안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 100안타는 삼성이 가장 배출하겠지만, 팀 최다 안타는 넥센의 차지가 될 전망이다. 넥센은 올 시즌 1391안타로 삼성(1351안타)보다 많이 때렸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안타 기록은 1345개로 지난해 삼성과 2010년 롯데가 갖고 있는데 넥센은 이미 이를 넘어섰고 얼마나 더 늘릴 지가 관건이다.


15일 오후 포항 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박정진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포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8.15.
한화 사상 첫 순수 불펜 100이닝 2명 배출?

한화 왼손 불펜 권혁은 역대 24번째로 순수 불펜 100이닝을 넘겼다. 시즌 초반 점수 차에 상관없이 바쁘게 마운드에 오른 탓에 106⅓이닝이라는 엄청난 숫자를 찍었다. 한화는 그런데 권혁에 이어 마흔 살의 박정진도 96이닝을 소화하며 100이닝을 앞두고 있다. 믿기 힘든 상황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출범 34년째를 맞이한 한국 야구에서 같은 팀 불펜 자원이 같은 해에 100이닝을 넘긴 적은 없다. 1997년 순수 불펜 100이닝 투수들, 김현욱(157⅔이닝·쌍방울) 임창용(135이닝·해태) 차명석(119⅓이닝·LG) 구대성(102⅔이닝·LG)은 모두 소속이 달랐다. 김성근 감독은 김현욱을 비롯해 2002년 장문석(101⅓이닝·LG) 2010년 정우람(102이닝·SK)도 100이닝 불펜 투수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2명이나 100이닝을 넘기도록 마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박정진의 100이닝 투구는 힘들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남은 시즌 4이닝을 던질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박정진은 아직 1군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연 한화에서 100이닝 순수 불펜이 2명 탄생할지 주목된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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