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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한화 이글스가 아닌 롯데 자이언츠 편이었다.
문제는 비였다. 이날 경기는 오전부터 오락가락한 비로 인해 원래 개최 예정 시간이었던 5시를 훌쩍 넘겨 오후 5시 32분에 시작됐다. 하지만 오승택이 홈런을 친 3회말 시점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며 경기가 중단됐다. 한화 덕아웃은 빗줄기가 굵어지는 것을 보며 3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배영수를 이동걸로 교체하고, 이동걸이 오승택에게 홈런을 맞자 좌완 김범수로 또 교체하는 작전을 펼쳤다.
그렇게 오후 6시 44분 경기가 중단됐다. 많은 비가 내리며 사직구장은 물바다가 됐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노게임이 선언될 분위기. 그런데 오후 7시 14분을 몇 분 남겨두지 않고 갑자기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심판진이 노게임 여부를 판정할 무렵에는 비가 완전히 그쳤다. 문제는 젖은 그라운드. 이 때부터 엄청난 장면이 연출됐다. 사직구장에 있는 롯데 직원들이 총투입돼 물을 빼냈다. 구장 관리팀은 물론, 마케팅, 운영팀 프런트와 구장 경호 직원, 심지어는 덕아웃에 있던 통역까지 뛰어나와 물을 열심히 뺐다. 그리고 새 흙을 덮어 경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냈다. 하늘도 롯데 직원들의 노력에 감복했는지 더이상 비를 뿌리지 않았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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