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승 앞에서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이 무력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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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지배한 경기였다. 김광현은 1회말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번 권용관의 희생번트로 순식간에 1사 2루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더니 3번 정근우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경기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4번 김태균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깔끔하게 탈출했다.
위기를 벗어난 김광현은 본격적으로 구위를 뽐냈다. 2회 1사후 정현석을 내야 실책으로 출루시킨 것을 제외하고 6회 2사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최고 151㎞의 직구와 슬라이더(120~142㎞)를 주무기로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제구와 스피드, 볼끝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김광현의 힘을 앞세운 정면 승부에 한화 타선은 무려 3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김광현은 8회 2사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두 번째 완봉승을 노렸다. 그러나 한화의 대타 작전앞에 완봉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0-6으로 뒤지던 8회말 2사후 8번 허도환 타석 때 한화 벤치는 대타 김경언을 투입했다. 이 작전이 성공했다. 김경언은 볼카운트 2B1S에서 김광현의 4구째 슬라이더(시속 127㎞)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 팀의 완봉패를 막아냈다. 하지만 이후 한화 타선은 더 이상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광현은 8회까지 105개의 공을 던진 뒤 9회에 윤길현으로 교체됐고, 윤길현이 1이닝을 1삼진 퍼펙트로 막아 경기를 끝냈다.
이날 승리로 시즌 13승(3패)째를 달성한 김광현은 "초반 관중소리가 큰 한화 홈구장인 만큼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전력을 다 했다. 후반 힘이 떨어질 때쯤 타자들이 대량득점을 해줘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경기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완봉 욕심이 있었지만, 김경언 선수가 실투를 놓치지 않아 홈런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팀의 연승을 놓치지 않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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