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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NC)가 무너졌다. 지난달 MVP에 오른 KBO리그 에이스가 사자 군단에 난타를 당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해커는 지난달 5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7이닝 이상(총 37이닝)을 던지면서 5전 전승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0.97, 탈삼진 37개를 기록하는 등 경기 내용면에서 만점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NC도 해커의 호투속에 8월 19승5패의 엄청난 상승세를 타면서 1위 삼성을 1.5게임차로 압박할 수 있었다. 해커가 월간 MVP에 오른 것은 2013년 KBO리그 데뷔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1회 박석민에게 허용한 홈런이 엄청난 데미지가 됐다. 그는 전날까지 삼성과 4차례 붙어 2승1패, 2.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5월15일에만 7이닝 4실점했을 뿐, 6월7일 7이닝 무실점, 7월28일 7이닝 2실점, 8월21일 7이닝 1실점으로 아주 잘 던졌다. 특히 삼성 4번 최형우를 12타수 2안타로 묵었다. 2번 박해민도 9타수 1안타로 틀어막았다. 유이하게 약한 타자가 구자욱(10타수 5안타), 박석민(8타수 4안타)이었는데, 박석민에게 1회 2사 1,2루에서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지다 대포를 얻어 맞았다. 비교적 제구가 잘 된 공을 박석민이 퍼오렸다.
해커는 기본적으로 뜬공보다 땅볼이 많은 투수다.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낮게 잘 던지기 때문에 내야수의 수비 도움이 필요한 투수 중 한 명이 그다. 앞선 경기까지 땅볼/뜬공 비율은 1.35. 거포가 많은 삼성을 상대로도 1.26의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대부분의 타구가 외야로 날아갔다. 1회 선두 타자 박한이를 1루 땅볼, 2번 박해민을 2루 땅볼, 2회 선두 타자 채태인을 1루 땅볼로 처리했을 뿐, 잇따라 방망이 중심에 맞는 타구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그만큼 삼성 타선이 그만큼 강했고,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한 결과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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