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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넥센-SK전이 열린 목동구장. kt에 연이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넥센은 0-2로 뒤지던 9회말 상대 마무리 정우람을 두들겨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8회까지 4안타로 묶이다가 9회 한 이닝에만 4개의 안타를 연속해서 쳐냈다. 하지만 10회초 다시 1점을 내줬다. 도무지 이길 수 없는 분위기였다. 여기서 4번 박병호가 귀중한 동점포로 추락하는 팀을 살렸다. 어깨 통증을 털고 최근 1군에 복귀한 박희수(SK)의 몸쪽 직구를 시즌 44호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그는 1점 차로 뒤지고 있을 때 나온 홈런도 7개나 된다. 특히 박희수에게 친 홈런을 포함해 이 달에만 벌써 3개다. 지난 11일 NC전, 박병호는 5-6이던 5회 이민호의 실투를 통타해 전세를 뒤집는 우중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17일 롯데전에서는 0-1이던 3회 무사 만루에서 언더핸드 이재곤의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 슬램을 폭발했다. 이에 앞서 6월10일 KIA전에서는 2-3이던 8회 상대 마무리 윤석민으로부터 동점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넥센은 박병호가 총 7방의 홈런을 기록한 덕분에 1점 차로 뒤지던 경기를 6번이나 뒤집고 승리를 따냈다. 막강한 4번 타자의 힘이다.
근소한 리드에서 나온 쐐기포의 가치도 엄청나다. 그는 1점 앞선 상황에서 4방, 2점 리드에서 3방, 3점 리드에서 역시 3방의 홈런을 터뜨렸다. 대표적인 경기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7월14일 삼성전이다. 이날 류중일 삼성 감독은 우천 취소로 등판이 밀린 장원삼을 불펜으로 투입했다. 전반기 막판 선보인 총력전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6-5로 앞선 8회 장원삼을 상대로 쐐기 투런포를 가동했다.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어 버리는 한 방이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박병호 앞에서 영양가를 논해선 안 된다. 그는 홈런 한 방이 가장 절실한 '7회 이후 & 2점 이내' 승부에서도 10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7개의 축포를 쏘아 올린 타자다. 아울러 린드블럼(롯데) 피가로(삼성) 양현종(KIA) 윤성환(삼성) 유희관(두산) 등 상대 에이스 공략에도 성공했다. 소속 팀 넥센도 박병호가 홈런을 쳤을 때 30승1무13패로 승률이 좋다. 그를 보며 후배들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많은 걸 배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사상 첫 홈런왕 4연패에다 2년 연속 50홈런을 노리는 박병호가 있어 "참, 행복하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박병호 점수차별 홈런 개수(2015.8.20일 현재)
동점 11개=1점 리드 4개=2점 리드 3개=3점 리드 3개=4점 리드 3개=5점 이상 리드 6개
1점 열세 7개=2점 열세 3개=3점 열세 1개=4점 열세 1개=5점 이상 열세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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