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선수들이 중심인 팀이다. 염경엽 감독의 지도력과 구단 프런트의 역량도 최상급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 결과물은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 서건창 등 개인타이틀을 석권하고 리그 톱에 올라선 선수들이다.
하지만 올시즌 다시한번 절감하는 것은 기존선수들의 멈춤없는 성장. 염 감독은 "선수를 발견하고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선수들의 역량이 매년 플러스 되지 않으면 허사"라고 말했다. 올시즌 서건창과 이택근의 부상으로 고전한 넥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을 지키는 이유는 유한준이 리그 톱수준으로 올라섰고, 박병호는 더 강해졌으며 윤석민 김민성 박동원 등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 발굴 부분은 올해도 성공이다. 김하성(20)은 메이저리거가 된 강정호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도 타율 0.287(35위) 14홈런(24위) 57타점(27위) 68득점(17위) 110안타(21위) 13도루(18위) OPS 0.851(28위)을 기록중이다. 강정호의 해외진출로 팀컬러까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는 김하성으로 인해 기우가 됐다. 고종욱도 서건창과 이택근의 부상을 최소화시킬만한 선수로 발돋움했다. 염 감독은 "고종욱은 3할타자로 성장했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사실 선수를 발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1년에 한명 정도다. 내년에는 내야수 임병욱 정도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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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지난 8월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무사 넥센 김하성이 우중간으로 빠지는 3루타를 치고 세이프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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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기존 선수들의 성장을 끊임없이 독려하고 있다. 염 감독은 "3년전으로 돌아가보면 박병호 정도를 제외하곤 특출난 선수들이 거의 없었다. 서건창도 그랬고, 강정호도 지금처럼 대단한 선수는 아니었다. 김민성 유한준 등도 최근 몇년간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들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도 '지금이 위기'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팀에 주전을 꿰찼다고 안주하면 안된다. 리그 톱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선수의 성장이 팀의 성장"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고민은 투수들이다. 타자에 비해 마운드는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밴헤켄과 피어밴드 두 외국인투수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발이 없다. 장원삼이 삼성으로 떠난 뒤 토종 선발 10승의 명맥은 끊긴 상태다. 불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조상우 김영민 한현희 손승락이 버티는 필승조는 구위는 나무랄데 없지만 간혹 집중력이 말썽이다. 지난해 홀드왕 한현희의 선발→불펜 복귀는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엿보게 한다.
염 감독은 "아무래도 타자보다는 투수는 참 어렵다. 멘탈적인 측면도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팀 투수들은 손승락을 제외하곤 모두 20대 초중반이다. 올해의 경험들이 내년엔 더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마운드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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