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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5위 가능성은 없나. 있다면 뭐가 필요한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08:19 | 최종수정 2015-08-17 08:19


2015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1, 2루 롯데 최준석의 안타 때 1루주자 아두치가 홈인하고 있다.
롯데는 선발투수로 3승 4패 방어율 5.64의 심수창을 내세웠다. 넥센에서는 1승 방어율 3.27의 금민철이 선발 등판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16/

프로야구 5위 싸움 후보로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세 팀이 압축된다. 이제 롯데 자이언츠를 이 후보군에 넣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연 롯데의 가을야구 도전은 정말 끝일까. 아니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남아있는 것일까.

롯데는 16일 기준, 107경기를 치러 49승58패를 기록중이다. 8위. 5위 KIA와 4.5경기 차다. 이제 37경기밖에 남지 않았기에 산술적으로 5위 추격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희망을 버릴 때도 아니다. 추격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롯데가 잘해서가 아니다. 가을야구에 진출한다는 명예를 가질만큼 그동안 야구를 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운이 좋아 버티고 있다. 5위 경쟁 세 팀 중 어느 한 팀이 확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화가 주도권을 잡았었는데 확실히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지 못한게 컸다. 그렇게 서로 물고 물리며 최하위권 팀들과의 승차를 벌리지 못해 롯데도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반전 분위기는 만들어놨다. 15일 경기에서 팀 간판 강민호의 극적인 9회 2사 역전 결승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16일 선발 심수창이 조기에 무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비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전날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강팀 넥센이 독기를 품은 상황에서 경기에 앞섰다면 이틀 연속 역전을 하기는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언제까지 요행만을 바랄 수 없다. 이제 남은 건 하나다. 롯데 스스로 이기는 야구를 해나가야 한다. 상위 팀들 행보와 관계없이 자신들의 길을 꾸준히 걸어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몇 가지 채워야할 조건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마운드 교통 정리 문제다. 15일 경기 역전승에서 정대현이 위기 순간이던 7회 조기 등판했다. 부상 복귀 후 사실상 롯데 마무리는 정대현이었다. 그 투수가 7회 나왔다. 9회 나올 선수가 없었다. 홍성민이 다행히 9회를 막아냈다. 이는 누가봐도 그 한 경기를 잡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단기전이라면 추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런 투수 운용이라면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한 경기를 잡으려다 다가오는 몇 경기를 망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대현과 홍성민을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쓰겠다고 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 활용도 어느정도 선이 정해져있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 두 사람만으로 남은 37경기를 할 수 없다. 다른 선수들의 기도 살려줘야 한다.

선발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안될 걸 코칭스태프 스스로도 어느정도 아는 선수들이, 터지기 만을 바라며 내보낸다면 이는 누구의 지지도 받을 수 없다.

타선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최근 롯데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의 스윙이 너무 크다. 특히, 지고 있을 때 그렇다. 크게 밀리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인데도 홈런 한 방만을 노리는 스윙에 팀 분위기는 가라앉는다. 다행히 16일 경기 1회초 주장 최준석이 2사 상황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때려내는 장면은 조금 달라진 롯데의 모습을 보여줬다. 적시타 직전, 파울 라인을 살짝 넘어가는 아쉬운 타구가 나왔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컨택트를 앞세운 밀어치는 안타가 나왔다. 찬스에서 중심타자가 보여줘야 할 좋은 모습이었다.


찬스에서 너무 주눅드는 것도 아쉽다. 주자가 있으면 꼭 방망이에 맞혀야 한다는 압박감에 제 스윙을 하지 못하고 병살타를 치기 일쑤다.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하지만 중요하다. 당장 5강을 떠나 지금 팀 체질 개선을 하지 못한다면 내년 희망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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