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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7백경기 강영식 "1천경기가 목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8-12 11:17


롯데 자이언츠가 강영식이 11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최연소 개인통산 7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스포츠조선 DB

'원포인트 릴리프.' 아주 매력적인 자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능력만 있다면 원포인트에만 그치지 않는다. 원포인트 릴리프는 왼손 타자만을 상대하는 구원투수를 지칭하는 말이다. '왼손 타자가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것이 통계상 크게 설득력을 갖지는 않지만 현장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사실상의 진리다. 한 두 타자를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니 체력적인 소모가 상대적으로 적다.

롯데 자이언츠 강영식(34). 그는 프로야구 역사상 손꼽히는 원포인트 릴리프다. 지난 2000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이듬해 삼성 라이온즈로 옮겼고, 2007년 지금의 롯데에 세 번째 둥지를 틀었다. 강영식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하면서 의미있는 기록을 하나 세웠다. 개인통산 700경기 출전. 역대 6번째 기록이다.

강영식은 팀이 11-6으로 앞선 8회초 2사 1,3루에서 등판했다. SK의 타순이 왼손타자 박재상에 이르자 롯데는 왼손 투수 강영식을 올렸다. 강영식은 박재상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강영식은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 세우며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7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자축한 셈이다.

통산 700경기에서 644⅔이닝을 던졌으니, 참으로 오랜 세월 같은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날 현재 올시즌 성적은 28경기에서 승패없이 3홀드, 평균자책점 5.89.

역대로 강영식만큼 원포인트 릴리프로 각광을 받은 투수로는 가득염(800경기), 류택현(901경기), 오상민(736경기), 이상열(752경기) 등이 있다. 강영식처럼 하나같이 원포인트 릴리프로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이상열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금은 SK에서 1군을 준비하고 있다. 700경기 출전 선수 가운데 오른손 투수는 조웅천(813경기) 한 명 뿐이다. 특히 강영식은 역대 최연소 7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종전 오상민이 가지고 있던 35세 7개월 28일을 34세 1개월 25일로 줄였다.

그러나 강영식의 꿈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지금까지 야구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감사하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나의 목표는 1000경기 출전이다. 이 목표를 향해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부상이 없다는 전제로 한 시즌 50~60경기에 나선다고 하면 앞으로 6년 정도는 더 현역으로 뛰어야 가능한 수치다. 체력적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더라도 나이 마흔까지 마운드를 지킨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강영식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 감사의 말을 전하는 이유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좋은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항상 신경을 써주신 트레이닝 파트와 코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사실 개인기록보다는 팀에 도움이 많이 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속상하다. 앞으로는 팀에 더욱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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