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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일만의 선발승 감격 송은범 "죄송했어요. 이제 다 갚을게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7-28 22:13 | 최종수정 2015-07-29 06:59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송은범이 무려 443일 만에 선발승의 짜릿한 기쁨을 만끽했다.

송은범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7안타(1홈런) 1볼넷 3삼진으로 2실점 한 뒤 8-2로 앞선 6회 좌완 불펜 박정진으로 교체됐다. 이 경기가 결국 10대2로 한화의 승리로 끝나면서 송은범은 한화 이적후 첫 선발승을 따냈다. 더불어 KIA 소속이던 2014년 5월11일 대전 한화전(7이닝 2실점) 이후 443일 만의 선발승이기도 하다.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송은범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7.28.
송은범은 지난 6월6일 대전 kt위즈전에 선발로 나왔다가 1⅔이닝 만에 6안타 1볼넷으로 3실점한 뒤 선발 기회를 얻지 못했다. 2군에서 다시 투구폼을 수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 송은범은 지난 11일 잠실 LG전과 22일 수원 kt전에는 중간계투로 등판했다.

그러나 최근 한화가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의 퇴출과 안영명의 어깨 통증으로 인한 1군 제외 때문에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다시 52일 만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날 경기를 앞둔 한화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의 선발 투입에 관해 "이것저것 따질 게 없다. 당장 선발이 없으니까 내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두산을 상대로 호투한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5월9일 잠실 두산전때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안타(1홈런) 4삼진으로 1실점하며 시즌 최다이닝-최소실점 투구를 했었다. 당시의 좋은 기억은 28일 경기에도 이어졌다.

이날 송은범은 최고 149㎞까지 나온 직구(시속 144㎞~149㎞)와 슬라이더(132㎞~137㎞)를 위주로 간혹 느린 커브(시속 110㎞~116㎞)를 섞는 패턴의 투구를 했다. 총 88개의 투구수 중에서 직구가 53개로 60%를 차지했고, 슬라이더는 32%(28개)였다. 커브는 7개를 던졌다. 이 세 가지 구종을 공격적으로 던졌다. 몸쪽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첫 출발은 좋지 않았다. 두산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138㎞)를 던졌다가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2번 허경민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 3번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로메로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2사 1,3루서 두산 김현수를 중견수 플라이 처리 한 한화 송은범이 포수 조인성과 주먹을 맞추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7.28.
이날 송은범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 조인성은 1회의 병살 처리를 이날 송은범 호투의 결정적 포인트라고 짚었다. 그는 "사실 1회가 위기였다. 그런데 병살 처리가 되면서 송은범이 더 자신감 있게 살아날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공을 포수 미트에 넣는 데 급급했다면, 오늘의 송은범은 자신있게 공을 던졌다. 그래서 더 살려주기 위해 공격적인 승부를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 하다"고 밝혔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송은범은 5-0으로 앞선 3회말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1사 후 9번 김재호와 1번 민병헌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몰린 것. 하지만 허경민에게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짧은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다.

3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가던 송은범은 4회에 첫 실점을 했다. 두산 선두타자 로메로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에 147㎞짜리 강속구를 던졌다가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송은범은 후속 양의지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오재일과 최주환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낸 송은범은 8번 박건우에게 2루수 왼쪽 내야 안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줬다. 박건우가 친 깊숙한 타구를 한화 2루수 정근우가 끝까지 쫓아가 잡은 뒤 점프하며 1루에 던졌는데, 처음에는 아웃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두산이 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세이프로 정정돼 득점이 인정됐다.

송은범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포수 조인성이 도왔다. 박건우의 2루 도루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송은범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재호와 민병헌을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리고 2사 후 허경민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지만, 김현수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선발 임무를 마쳤다.

이날 한화에서 첫 선발승이자 443일 만에 선발승을 따낸 송은범은 "선발 승리를 진작 했어야 했는데, 그간 팀원들과 감독님께 정말 죄송했다"며 사과부터 했다. 이어 "그간 조급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일부러 '천천히 하자'는 마음가짐을 했다. 로케이션이 좋았는데, 포수 조인성 선배의 볼배합 덕분인 것 같다"며 조인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승리는 송은범의 자신감을 한층 살리는 동시에 한화에도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송은범은 "아직 볼갯수나 투구폼 등이 완전히 정상적으로 돌아온 건 아니다. 요즘도 예전 SK에서 좋았을 때의 영상을 보는데, 그때의 70%정도 쯤인 것 같다. 어쨌든 후반기가 정말 중요하니까 더 집중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그간 못 다한 것을 다 만회하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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