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송은범이 무려 443일 만에 선발승의 짜릿한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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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한화가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의 퇴출과 안영명의 어깨 통증으로 인한 1군 제외 때문에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다시 52일 만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날 경기를 앞둔 한화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의 선발 투입에 관해 "이것저것 따질 게 없다. 당장 선발이 없으니까 내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두산을 상대로 호투한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5월9일 잠실 두산전때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안타(1홈런) 4삼진으로 1실점하며 시즌 최다이닝-최소실점 투구를 했었다. 당시의 좋은 기억은 28일 경기에도 이어졌다.
첫 출발은 좋지 않았다. 두산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138㎞)를 던졌다가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2번 허경민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 3번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로메로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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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송은범은 5-0으로 앞선 3회말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1사 후 9번 김재호와 1번 민병헌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몰린 것. 하지만 허경민에게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짧은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다.
3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가던 송은범은 4회에 첫 실점을 했다. 두산 선두타자 로메로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에 147㎞짜리 강속구를 던졌다가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송은범은 후속 양의지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오재일과 최주환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낸 송은범은 8번 박건우에게 2루수 왼쪽 내야 안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줬다. 박건우가 친 깊숙한 타구를 한화 2루수 정근우가 끝까지 쫓아가 잡은 뒤 점프하며 1루에 던졌는데, 처음에는 아웃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두산이 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세이프로 정정돼 득점이 인정됐다.
송은범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포수 조인성이 도왔다. 박건우의 2루 도루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송은범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재호와 민병헌을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리고 2사 후 허경민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지만, 김현수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선발 임무를 마쳤다.
이날 한화에서 첫 선발승이자 443일 만에 선발승을 따낸 송은범은 "선발 승리를 진작 했어야 했는데, 그간 팀원들과 감독님께 정말 죄송했다"며 사과부터 했다. 이어 "그간 조급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일부러 '천천히 하자'는 마음가짐을 했다. 로케이션이 좋았는데, 포수 조인성 선배의 볼배합 덕분인 것 같다"며 조인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승리는 송은범의 자신감을 한층 살리는 동시에 한화에도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송은범은 "아직 볼갯수나 투구폼 등이 완전히 정상적으로 돌아온 건 아니다. 요즘도 예전 SK에서 좋았을 때의 영상을 보는데, 그때의 70%정도 쯤인 것 같다. 어쨌든 후반기가 정말 중요하니까 더 집중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그간 못 다한 것을 다 만회하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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