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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가 빠진다. 비상이다. 하지만 그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깜짝 카드'가 등장한다면.
두산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가 보고 싶다"고 했다. 당연하다. 팀의 에이스를 잃어버렸다.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하다. 결국 니퍼트는 신중한 재활 끝에 1군 합류가 코 앞에 있다.
김 감독은 "물론 결과론이다. 하지만, 허준혁이라는 신예가 나온 게 얼마나 다행인 지 모른다"고 했다. '니퍼트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을 할 경우 허준혁에게 기회는 없었다.
김 감독은 "2군에서 매우 유망한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니퍼트의 부상이 없었다면 허준혁은 1군에 올라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올 시즌 전력 자체에 허준혁이라는 카드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선발 기회를 잡자 마자 3경기 동안 17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기록했다. 허준혁의 최고 구속은 140㎞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뛰어난 좌우 코너워크를 구사한다. 게다가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다.
서클 체인지업은 매우 위력적이고, 포크볼도 던진다. 여기에 주무기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는다. 때문에 타자들은 선택지가 많아진다. 정교한 제구력과 함께 많은 옵션으로 상대 타자를 압박한다.
게다가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구사할 때 투구폼 자체가 일정하다.
지난 24일 NC전은 최악이었다. 5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허준혁은 "정말 제구 자체가 엉망이었다"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최악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허준혁에게 불안했던 점은 경기내용이 너무 좋았다는 것이었다. 분명 고비가 오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의문이었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 허준혁은 "그냥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 수 밖에 없다. 각오는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허준혁은 그렇게 던졌다.
즉, 최악의 상황에서도 5이닝을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다. 김 감독 역시 "허준혁은 신예같지 않다. 제구가 그렇게 말을 듣지 않은 상황에서도 5이닝을 버텼다는 것은 그만큼 선발 투수로서 안정적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이날 허준혁은 올 시즌 선발로 나서 최악의 투구를 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부분이 선발 허준혁이 더욱 신뢰받는 요인이 됐다.
이제 니퍼트가 돌아온다. 기존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던 진야곱이 중간계투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허준혁보다 체력적으로 더욱 우수하고, 강력한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발로서 허준혁이 더욱 안정감있다는 부분도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5경기 3승무패, 평균 자책점 1.80을 기록하고 있다.
니퍼트는 부상에서 돌아왔다. 허준혁이라는 안정감 넘치는 선발요원도 발굴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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