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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먼이 남긴 '유먼 메달', 추억속으로 사라진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7-25 09:28 | 최종수정 2015-07-25 09:28


그가 떠난 빈자리엔 '메달'만 덩그러니 남았다.


◇24일 한화 이글스에서 웨이버공시 된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이 직접 제작한 '유먼 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였던 쉐인 유먼이 24일자로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됐다. 한화는 웨이버 공시 마감일인 이날 왼쪽 어깨 부상을 이유로 유먼을 팀에서 내보냈다. 이로써 지난 2012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시작해 올해까지 4년간 총 42승(27패)을 달성한 유먼의 커리어도 일단은 종료됐다. 혹여 내년 시즌에 또 다른 한국 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부상 치료가 우선이다.

올해 유먼은 한화에서 전반기에 17차례 선발 등판해 4승6패 평균자책점 4.62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초반 그래도 꼬박꼬박 로테이션을 지키며 팀에 기여한 면이 있다. 그러나 투구 밸런스 난조와 이후 생긴 어깨 통증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진 못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 역시 "좀 더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유먼이 팀 승리후 '유먼 메달'을 팀 동료인 윤규진의 목에 걸어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성적과는 별개로 유먼은 한화에서 한 가지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바로 '유먼 메달'이라고 불리는 수훈 선수용 메달을 직접 제작해 선수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던 것. 이 '유먼 메달'은 지난 5월28일 대전 KIA전부터 등장했다. 아크릴 수지로 제작된 이 메달은 '야수용'과 '투수용'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각각 '남자네 남자. 야수' 그리고 '남자네 남자. 투수'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경기에 이겼을 때 각 부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데 이 메달을 받은 선수는 다음 승리 때 직접 다른 선수들을 지정해 걸어주게 된다.

사실 이 메달을 받는다고 해서 특별히 좋을 건 없다. 수훈선수 상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선수 고과에 플러스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유먼이 힘겨운 훈련 일정에 지친 선수들을 위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일부 선수들은 "어색하고, 좀 유치하다"며 메달을 목에 거는 걸 주저하기도 했지만, 한화가 이겼을 때 누가 '유먼 메달'을 목에 거는 지를 보는 것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팀 승리에 기여한 한화 이글스 정근우가 '유먼 메달' 야수용 버전을 목에 건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하지만 유먼이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 '유먼 메달'도 함께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화 선수단은 유먼과 아쉬운 작별을 한 뒤, 이 메달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했다. 그러나 유먼이 없는 마당에 굳이 '유먼 메달'을 계속 사용하는 게 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유먼은 떠나고, '유먼 메달' 역시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만 셈이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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