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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 한화, 삼성전에 포커스 맞춘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7-23 10:49 | 최종수정 2015-07-23 10:49


'독수리'의 부리는 '사자'를 노린다.


11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10회 무사 1, 2루에서 한화 이용규 2루 주자가 견제 아웃을 당했다. 김성근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요구해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비디오판독을 요구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7.11
시즌 내내 선수들의 '부상'으로 완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했던 한화 이글스가 드디어 '완전체'로 날아오를 듯 하다. 애초 예상됐던 모습과는 조금 달라졌고, 시기도 늦었다. 그래도 어쨌든 한화 김성근 감독은 "그 정도면 (팀 전력이) 다 갖춰졌다고 봐야할 거 같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한화의 전력을 완전하게 만드는 가장 큰 분수령은 바로 외야수 김경언의 팀 합류다. 김 감독은 2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김경언이 많이 좋아졌다. 타격감을 회복한 것 같다. 주말 삼성전때는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그 시기가 꽤 흥미롭다. 김경언의 복귀가 하필 주말 홈에서 치르는 삼성과의 3연전에 맞춰져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바로 김성근 감독의 시즌 전략과 목표인 '톱(top)을 노린다'가 담겨 있다. 최근 4년 연속 KBO리그의 절대 제왕이자 올해 역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을 꺾는 데 조준점을 맞춘 것이다. 실제로 김 감독은 김경언의 주말 삼성전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는 삼성만 바라보고 뛴다"며 껄껄 웃었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사실은 진심이 매우 짙게 담긴 발언이다.


11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삼성에 5대2로 승리하며 3연전 스윕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한화 선수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6.11
이처럼 김 감독이 '타도 삼성'을 목표로 내건 것은 오로지 삼성이 '최강'이기 때문이다. 삼성이라는 팀이나 혹은 류중일 감독에게 사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오로지 팀 운용 전략을 '최강팀에 도전한다'로 설정했을 뿐이다. 이는 오랜 승부에서 나온 경험에서 비롯된 전략이다. 정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를 목표로 설정한 뒤에 그걸 위해 뛰면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또 그런 성과를 냈을 때 팀 구성원의 성취감과 자신감이 부쩍 커질 수 있다.

한화는 지난 3년간 꼴찌였던 팀이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패배 의식은 최고조로 올라왔을 때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침체된 분위기를 깨트리기 위해 일부러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한다", "삼성을 잡아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시즌 초반부터 이어왔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혹독한 훈련을 이어오고 있다.


11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삼성에 5대2로 승리하며 3연전 스윕승을 달성했다. 패색이 짓은 9회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류중일 감독.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6.11
결과적으로 이런 전략은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는 전반기 탈꼴찌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권에 들어왔다. 이런 원동력은 삼성전에서의 우세에서 일정 부분 기인한다. 전반기에 한화는 삼성과 8번 싸워 6승2패로 크게 앞섰다. 9개 구단 중 삼성에 가장 강한 모습이었다. 6월10~12일에는 무려 7년만에 스윕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후반기가 남았다. 그래서 여전히 '타도 삼성'의 기치를 높였다. 후반기에 처음 치르는 삼성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할 경우 전반기의 좋았던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김경언의 복귀도 삼성전에 맞췄을 공산이 크다. 여기에 더불어 전반기 마지막날이었던 지난 16일에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도 날짜상으로는 삼성과의 3연전 마지막인 26일 복귀가 가능하다. 유먼의 어깨 상태가 괜찮다면 26일 선발로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 위닝시리즈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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