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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잇단 부진 스와잭, 과도기인가 한계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7-21 21:55 | 최종수정 2015-07-22 06:32


2015 KBO리그 SK와이번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21일 인천 SK행복드림그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스와잭이 SK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났다. 후반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두산 앤서니 스와잭의 반전은 없었다. 21일 인천 SK전에서 부진했다. 2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1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무려 7개의 안타를 허용했고, 2개의 홈런을 맞았다.

스와잭은 계속 불안하다. 지난 1일 LG전에서 6이닝 1실점을 했지만, 나머지 경기는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14일 kt전에서 4⅔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고, 이날은 완전히 무너졌다.

확실한 것은 그가 아직까지 한국야구에 100%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기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진이 과도기일 수도 있고, 기량의 한계일 수도 있다. 이 점은 두산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스와잭의 아킬레스건

150㎞ 안팎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 그리고 투심, 커터, 체인지업 등 구종의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그는 미네소타에서 5시즌, 클리블랜드에서 1시즌을 뛰면서 메이저리그와 트리플 A를 오갔다. 트리플 A에서 5시즌 동안 54경기에 출전했는데, 48경기를 선발로 등판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6시즌 동안 191경기에 출전하면서 주로 중간계투로 뛰었다. 때문에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중심의 힘 있는 투구로 주로 타자를 상대했다.

때문에 한국무대 데뷔 직전 그의 약점을 강약조절로 꼽았다. 단지 강약 조절없이 150㎞ 안팎의 속구로 국내 타자를 상대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달 24일 선발 첫 등판인 SK전에서 5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비슷한 타이밍의 패스트볼과 투심으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전혀 뺏지 못했다. 당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스스로 강약조절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스와잭은 쉽게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지 못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난 1일 L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7개의 피안타를 기록했다. 8일 한화전에서도 5이닝 3실점. 강약 조절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효율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과도기인가 한계인가

그는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구속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 유무에 따라 패스트볼의 구속이 달라진다. 위기상황에서는 속도를 높인다. 150㎞ 안팎의 패스트볼을 뿌린다. 하지만 여전히 2%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서클 체인지업과 커브의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다. 상황에 따라 스트라이크와 볼을 자유자재로 뿌리지 못한다. 게다가 두 구종의 비율을 아직도 높히지 않고 있다. 21일 SK전에서 35개의 공을 던졌는데, 패스트볼이 25개, 슬라이더가 6개였다. 커브는 단 3개. 체인지업 역시 1개에 불과했다.

때문에 여전히 상대 타자는 스와잭의 속구에 초점을 맞추고 들어온다. 이 경우 느린 공으로 상대의 의표를 찌를 필요가 있는데, 구속의 변화만으로 효과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 변화의 과정에서 제구력이 흔들린다.

이 부분은 의문스럽다. 그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 제구력(control)이다. 하지만 21일 홈런을 맞은 2개의 공은 모두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였다. 이 뿐만 아니라 2회 선두타자 김강민과의 맞대결에서 1B 2S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그대로 중전안타를 허용, 조기강판의 빌미가 됐다.

결국 낯선 한국무대의 적응, 거기에 따른 투구 패턴의 변화 등 과도기적인 상황이 겹치면서 컨트롤 자체도 흔들린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떤 극적 변화가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강약 조절의 핵심인 서클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율을 높히든지, 정교한 좌우 코너워크를 바탕으로 한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를 압박하든 지 해야 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두 가지 모두 쉽지 않다. 스와잭 기량의 한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대로면 딜레마다

두산 입장에서는 더스틴 니퍼트의 복귀가 초읽기다. 2주 뒤 복귀 할 가능성이 높다. 현 재활 과정을 살펴보면 그렇다.

때문에 두산은 진야곱을 불펜으로 돌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합리적 판단이다. 좌완 가뭄 현상에 시달리던 두산은 올 시즌 진야곱과 허준혁이 맹활약하면서, 좌완 선발만 무려 4명이다.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의 좌우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진야곱과 허준혁 중 한 선수를 롱 릴리프로 돌리는 게 맞다.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서 니퍼트와 스와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하지만 스와잭이 계속 부진하면 결국 두산은 진야곱을 다시 선발로 돌릴 수밖에 없다.

이때 스와잭을 자신에게 익숙한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 부분도 부담이다. 피안타율이 너무 높다. 20일 현재 스와잭의 피안타율은 3할이 넘어간다. 절체절명의 상황의 승부처에서 그를 맡길 수 없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스와잭이 선발로서 6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다. 이대로면 '딜레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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