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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의 휴식이 있었다. 6일(월요일) 휴식을 취한 두산은 7일 우천취소로 또 다시 쉬었다.
하지만 단지 8일 한화전을 대비한 기용법은 아니었다. 후반기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김 감독의 의도가 깊숙히 포함돼 있었다.
행복한 선발 고민
예상보다 잘 던졌다. 특히 말썽을 일으키던 제구력 자체가 많이 좋아졌다. 공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끝까지 공을 숨긴 뒤 빠르게 나오는 어깨동작과 특유의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있었다. 제구력 난조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였다. 제구가 잡히면서 진야곱은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산은 또 한 명의 선발이 필요했다. 니퍼트와 마야가 동시에 빠졌기 때문이다. 한용덕 이상훈 투수코치의 강력한 권유와 김태형 감독의 결단으로 허준혁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패스트볼 구속은 130㎞ 후반대로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의 변화구를 장착하고 있었다. 여기에 숨김동작이 뛰어난 투구폼과 함께 종속이 뛰어난 좌완 투수였다.
두 투수는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연일 기대 이상의 투구를 했다. 허준혁은 4경기 선발 등판, 2승과 함께 평균 자책점 1.08을 기록하고 있다. 16개의 안타를 맞는 과정에서 14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진야곱은 15경기에 출전, 3승3패 평균 자책점 5.43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구력이 향상되면서 경기내용은 매우 알차다.
결국 니퍼트가 돌아오면 두 선수 중 한 명은 중간계투로 돌아서야 한다. 하지만 누구 하나도 선발진에서 탈락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니퍼트가 돌아올 수 있는 시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아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즉답을 피해왔었다.
니퍼트의 합류와 진야곱의 시험등판
니퍼트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는 20일 이후 등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후반기에는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두산은 여전히 뒷문이 튼튼하지 않다. 이현승 오현택 함덕주 윤명준 노경은 이현호 등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시즌 초반에 비해 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두산이 선두 경쟁을 하면서도, 1위로 확실히 치고 나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때문에 진야곱과 허준혁 중 한 명은 중간계투진으로 투입, 더욱 뒷문을 튼튼하게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기계적으로 되지 않는다. 선발과 필승계투조는 또 다르다. 일단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절체절명의 승부처일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클러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배짱이 필요하다. 또 연투가 가능한 체력도 있어야 한다.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더욱 좋다.
일단 5선발로서 누가 더 적합한 지에 대한 판단이 서야 한다. 허준혁이 일단 한 발 앞서 있는 것 같다. 같은 좌완과 특이한 투구폼, 그리고 공략이 까다로운 구위를 가졌다. 하지만 제구력의 측면에서 허준혁이 한 발 앞서 있다. 선발의 안정감에서 허준혁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진야곱은 8일 선발 스와잭에 이어 6회에 등판, 2이닝을 환상적으로 막아냈다. 4개의 탈삼진을 잡아냈고, 1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진야곱의 특별한 투구폼에 한화 타자들이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의 패스트볼에 대부분 타이밍이 늦었다. 즉, 진야곱이 중간계투로 돌아설 경우 순간적으로 타자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8일 경기가 끝난 뒤 김태형 감독은 조심스럽게 "아직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다. 진야곱을 일단 테스트해 봤는데, 너무나 잘 던져줬다"고 했다.
두산의 뒷문이 강해지면, 최대 아킬레스건이 사라지게 된다. 즉, 후반기 두산이 선두 싸움을 강하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 하나를 얻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진야곱의 등판은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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