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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 "루카스 역대 톱5 구위 그러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7-09 17:29


LG 양상문 감독은 루카스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치려면 차분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8일 롯데전서 8회초 양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는 루카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구위만 보면 역대 톱5 안에 드는 친구다. 하지만..."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30). 지난 겨울 LG가 90만달러를 주고 데려온 기대주다. 그는 201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며 11승11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비록 한 시즌이었지만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로 활약했던 루카스에 대해 LG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적은 18경기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4.53. 썩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루카스는 지난 8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국내 데뷔 이후 최고의 구위와 침착성을 보여주며 7⅔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으나, LG가 기대했던 모습을 드디어 드러내 보였다.

양상문 감독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것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차분하게 던지는 모습 때문이었다. 양 감독은 9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루카스의 전날 피칭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여기에 와서 가장 잘 던진 경기였다. 사실 그 이전 4차례 등판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다"면서 "무엇보다 차분함이 좋아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구위 자체는 원래 좋았다"고 말했다.

루카스는 직전 등판인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5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양 감독은 루카스가 안정감 있고 힘있는 피칭을 이날 롯데전에서도 이어갔다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양 감독은 "어제는 상대 타자들이 칠 수 없는 공을 몇 개 던지더라. 무엇보다 공을 침착하게 던졌다. 삼진도 많이 잡아냈는데 싱커처럼 들어오는 포심 패스트볼이 매우 좋았다"고 설명했다. 루카스는 볼넷을 3개 내준 반면, 삼진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2개를 잡아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앞으로의 활약에 대해서는 조건을 달았다. 지금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루카스는 역대 용병 투수들 중 5명 안에 드는 구위를 가지고 있다. 어제 경기를 통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마운드에서 차분함을 유지한다면 계속해서 좋은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양 감독은 "아직 나이가 젊은데, 본인은 미국에는 절대 다시 가지 않겠다고 하더라. 여기에 오래 남아서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그런 마음가짐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루카스는 "어제는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었고, (포수)유광남의 리드가 괜찮았다"며 "휴스턴에 있을 때 만큼 구위가 돌아왔다. 코칭스태프가 제구잡는 것을 도와주고 동료들이 편하게 잘 대해준다"고 말했다.

한편, 양 감독은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구위만 놓고 봤을 때 톱5를 이룰 수 있는 투수로 해리거(2000~2001년 LG), 로페즈(2009~2012년 KIA, SK), 니퍼트(2011~현재 두산), 밴덴헐크(2013~2014년 삼성) 등을 꼽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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