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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홍성용 "살아남기 위해 지금 투구폼 개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6-30 11:23



"나는 무조건 제구가 돼야한다. 살아남기 위한 만든 폼이다."

막내 kt 위즈는 올시즌 트레이드 효과를 확실히 보고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장성우, 하준호를 데려오며 타선이 활기를 찾았다. 최근에는 NC 다이노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건너온 오정복이 연일 맹타를 터뜨리며 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오정복 뿐 아니다. NC에서 함께 영입된 좌완 불펜투수 홍성용의 활약도 쏠쏠하다. 트레이드 결정 다음날이었던 지난 23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한 kt 데뷔전에서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홍성용은 이후 3경기에 등판해 팀의 필승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글러브에서 공을 던지는 왼손을 뺀 뒤, 큰 팔스윙 없이 휙 위에서 내리꽂는 독특한 투구폼 덕에 상대타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폼만 독특하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없는게 1군 무대. 타자 몸쪽, 바깥쪽을 마음 먹은대로 찌르는 제구가 일품이다.

홍성용은 일찌감치 야구팬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3년 말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서 진행된 투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당시 멘토였던 박찬호의 호평을 받았기 때문. 그렇게 NC 다이노스에 입단을 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됐다. 홍성용은 당시를 돌이키며 "2009년부터 일본 독립리그에서 야구를 했다. 월급도 제대로 못받고 공을 던졌다. 처음 방송에 나가야 하나 망설였지만 그 때는 자존심이고 뭐고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고 했다. 2005년 북일고를 졸업하고 2차 5라운드에 LG 지명을 받은 어엿한 프로 선수였다. 그랬던 투수가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다는 자체가 엄청난 용기였다. 홍성용은 kt로의 트레이드 결정이 난 순간 "단장님께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오히려 내가 죄송한 일 아닌가. 그렇게 어렵게 나를 입단시켜주셨는데 내가 보답해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kt에서의 새출발은 홍성용에게 큰 기회다. 당장 1군 핵심 불펜 요원이 됐다. 홍성용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같은 선수에게 관심을 가져주신 kt에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다행히 북일고 1년 후배인 (장)시환이가 이것저것 많이 챙겨준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홍성용은 독특한 투구폼에 대해 "훈련을 통해 내가 만들었다. 팔스윙이 커지면 타점이 흔들린다. 나는 공이 빠르지 않다. 오로지 제구로 먹고 살아야 하는 투수다. 어떻게든 제구를 잡고 싶었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보니 지금의 폼이 완성됐다"고 했다. 홍성용은 평소 LG 트윈스 마무리 봉중근의 투구를 매우 흠모했다고 한다. 동영상을 많이 보고 연구했다. 얼핏 보면 봉중근의 투구 동작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 기본 틀에서 자신만의 팔스윙을 개발했다.

자칫 팔꿈치나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용은 이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용은 "필승조가 되겠다는 등의 개인 목표는 아직 없다. 팀을 이기게 하는 선수가 된 후 개인 목표도 만들 수 있는 법이다. 지금 나는 '정말 열심히 하려는 선수' 정도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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