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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불펜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그들은 스스로 "삼성 라이온즈가 부럽지 않다"고 했다. LG가 암흑기를 뚫고 지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분명히 탄탄한 불펜 투수들이 큰 공헌을 세웠다. 마무리 봉중근, 셋업맨 이동현 그리고 정찬헌 신재웅 유원상 등이 그 주역들이다.
LG는 선수 구성상 타자 중심의 '공격 야구'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키는 야구'가 팀 컬러가 되는 게 맞다. 그런데 불펜과 선발이 지난 두 시즌 만큼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팀 성적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LG는 이번 시즌 반환점(72경기)을 코앞에 두고 한달 이상 9위에 머물러 있다. 30승1무39패. 승률 5할에 '마이너스 9승'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 5위(KIA)와의 승차가 5.5게임이다. LG가 연승을 달릴 수만 있다면 남은 경기를 감안할 때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지금이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양상문 LG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적기다. 모든게 갖춰진 상황에선 지도자의 능력을 검증하기 어렵다. LG 불펜은 현재 크게 흔들리고 있다. 봉중근이 시즌 초반 마무리 역할을 전혀 못했다. 지금은 구위가 많이 회복됐다. 롱릴리프를 맡았던 유원상도 컨디션 난조로 1군에서 빠져 있다. 신재웅도 지난해 같은 힘있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다. 이동현 정도만 변함이 없다.
여기서 더 무너지면 LG는 후반기에 힘을 쓸 수가 없다. 자신들이 최고라며 큰 소리를 쳤던 LG 불펜 투수들이 스스로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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