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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모드 한화, 피해야할 두 가지 '부상&실책'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6-14 12:31


독수리의 비행 궤도는 이제 순항모드에 접어들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거두며 5할 승률에서 '+4승'을 찍고 있는 한화 이글스 이야기다. 13일 현재 순위는 5위. 아직 승차가 크진 않다. 7이 KIA 타이거즈와 2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한화의 경기력 자체를 보면 순위나 승차에 관계없이 안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시적인 상승 포인트나 하락 악재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시즌 초반부터 특이점으로 나타났던 '3연패가 없는 유일한 팀'이라는 지표는 바로 이런 한화 야구의 뚝심과 안정감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한화 야구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시기야말로 긴 시즌에서 몇 번씩 찾아오는 악재가 발생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호사다마'라는 사자성어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늘 기억해야 할 신조다. 선수 개인과 팀 전체가 모두 인식해야 한다. 잘 나갈 때가 바로 위험할 때다. 그런 면에서 최근의 한화가 주의해야 할 점이 두 가지 있다.


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무사 1루서 두산 오재원의 타구를 잡아내던 한화 김태균이 오른손에 부상을 당해 교체되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2.
부상 방지, 구르는 낙엽도 피하라

역시나 가장 조심해야 할 점. 바로 '부상'이다. 이는 한화 뿐만 아니라 다른 9개 구단에 모두 해당하는 주의사항이다. 또한 특정 시기만이 아니라 전체 시즌에 두루 통용되는 신조이기도 하다. 다치면 개인과 팀에 모두 큰 손해다. 그래서 부상 방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나 한화는 올해 부상에 따른 손실을 여러번 경험했다. 개막 전 스프링캠프부터 정근우가 턱을 다치더니 3월 시범경기때는 조인성이 허벅지를 다쳤다. 개막 직전 배영수도 허리가 좋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 개막을 했는데, 마무리 투수 윤규진과 백업 포수 정범모, 백업 내야수 이시찬 등이 차례로 다쳤다. 송광민도 아팠다. 5월에는 4번타자 김태균과 '모범 FA' 김경언, 대체 외국인타자 제이크 폭스가 또 아팠다. 주요선수들의 부상만 손꼽아도 이 정도다.

사실 야구계에서는 "알아도 못 막는 것이 부상"이라는 말도 있다. 사실 다치고 싶어 다치는 선수는 없다. 그리고 누구나 다치지 않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한다. 보호대를 착용하고, 스트레칭과 강화 운동을 통해 대비를 한다. 그럼에도 경기 중에 벌어지는 갑작스러운 악재를 모두 막을 순 없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경언과 제이크 폭스의 부상이다. 김경언은 사구에 맞은 종아리 근육이 터졌다. 흔치 않은 케이스다. 제이크 폭스도 달리다가 허벅지 앞쪽 근육이 일부 찢어졌다. 이 또한 드문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재 김경언과 폭스를 제외한 대부분 선수들이 건강을 빨리 회복했다는 점. 2군에서 이미 김태완이 올라왔고, 이시찬과 송광민 등도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 트레이닝 파트의 선수관리가 철저히 이뤄진 덕분이다. 그러나 '회복'보다 더 중요한 건 '방지'다. 더 이상의 부상자가 생기는 건 막아야 한다. 할 수 있는 건 대비 뿐이다. 선수들은 더 정성껏 부상방지 훈련에 임해야 한다. 경기 중에도 집중력을 놓쳐선 안된다. 기온이 올라가고 체력은 떨어지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구르는 낙엽조차 피하라'는 말은 괜히 하는 게 아니다.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가 끝난 후 한화 정근우가 김성근 감독의 펑고를 받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03.

실책 금지, 지옥의 펑고를 잊었나

두 번째로 한화가 신경써야 할 점. 바로 실책이다. 올시즌 한화는 10개 구단중 '최다실책팀'이라는 불명예를 쓰고 있다. 13일까지 62경기를 치러 총 60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거의 경기당 1개 꼴이다. 실책이 가장 적은 두산 베어스(33개)에 비하면 거의 두 배나 많다. 명백히 부끄러운 수치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실책을 저질러놓고서도 5위라는 게 신기할 정도다.

실책이 많다는 건 명백한 약점이다. 지금이야 큰 데미지가 아닌 것 같지만, 이건 확실히 터지지 않은 폭탄과 같다. 앞으로 언제든 크게 터질 수 있고, 그 순간이 바로 한화의 위기다. 때문에 실책은 부상과 마찬가지로 한화가 막아야 할 핵심 요소다.

흥미로운 점은 김성근 감독(73)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악재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화는 부상과 실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만큼 대비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가 끝난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이 강경학과 정근우에게 펑고를 치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03.
지난 1월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 감독은 "수비야말로 가장 중요한 전력이다. 이팀에서는 그런 면이 부족하지 않았나 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제는 한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옥펑고'가 이어졌다. 선수들의 유니폼이 모두 흙투성이 걸레처럼 변할 때까지 김 감독이 직접 공을 쳤다. 수비력과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김 감독의 훈련법. 선수들은 당시의 훈련에 대해 진저리를 친다. "생각만 해도 입에서 다시 흙맛이 나는 것 같다"는 선수도 있다. 그만큼 훈련 강도는 독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한화의 실책이 많은 이유에 대해 서슴없이 말한다. "펑고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선수들이 들으면 한숨을 푹 내쉴 발언인데, 그냥 한 말로만 생각할 순 없다. 실책이 계속 나오면 또 다시 펑고 훈련 메뉴가 추가될 것이 확실하다. 이미 한 차례 나온적도 있다. 지난 5월3일 대전 롯데전이 끝난 뒤 이례적으로 정근우와 강경학이 특별 펑고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경기에서 정근우와 강경학이 매끄럽지 못한 수비 실책을 합작했기 때문.

이런 강한 훈련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월별로 구분했을 때 실책이 조금씩 줄고 있다. 4월 한 달간 한화는 총 16개의 실책을 했다. 이때는 뛰어났다. 최저실책팀 KIA(10개)에 이어 삼성과 나란히 공동 2위였다. 그러나 5월에 무너졌다. 무려 3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압도적인 최다숫자다. 최저실책팀 삼성(11개)의 거의 3배나 됐다.

하지만 6월 들어서는 조금씩 나아지는 기미가 보인다. 11경기에서 12개의 실책을 범했다.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5월보다는 안정되고 있다. LG(12개)와 함께 롯데(14개)의 다음 순위다. 물론 아직 6월 잔여경기가 많이 남았다. 때문에 지금보다 더 강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시즌 중반 이후에 나오는 실책은 초반에 나오는 것보다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무조건 줄이는 게 능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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