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비행 궤도는 이제 순항모드에 접어들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거두며 5할 승률에서 '+4승'을 찍고 있는 한화 이글스 이야기다. 13일 현재 순위는 5위. 아직 승차가 크진 않다. 7이 KIA 타이거즈와 2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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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가장 조심해야 할 점. 바로 '부상'이다. 이는 한화 뿐만 아니라 다른 9개 구단에 모두 해당하는 주의사항이다. 또한 특정 시기만이 아니라 전체 시즌에 두루 통용되는 신조이기도 하다. 다치면 개인과 팀에 모두 큰 손해다. 그래서 부상 방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야구계에서는 "알아도 못 막는 것이 부상"이라는 말도 있다. 사실 다치고 싶어 다치는 선수는 없다. 그리고 누구나 다치지 않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한다. 보호대를 착용하고, 스트레칭과 강화 운동을 통해 대비를 한다. 그럼에도 경기 중에 벌어지는 갑작스러운 악재를 모두 막을 순 없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경언과 제이크 폭스의 부상이다. 김경언은 사구에 맞은 종아리 근육이 터졌다. 흔치 않은 케이스다. 제이크 폭스도 달리다가 허벅지 앞쪽 근육이 일부 찢어졌다. 이 또한 드문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재 김경언과 폭스를 제외한 대부분 선수들이 건강을 빨리 회복했다는 점. 2군에서 이미 김태완이 올라왔고, 이시찬과 송광민 등도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 트레이닝 파트의 선수관리가 철저히 이뤄진 덕분이다. 그러나 '회복'보다 더 중요한 건 '방지'다. 더 이상의 부상자가 생기는 건 막아야 한다. 할 수 있는 건 대비 뿐이다. 선수들은 더 정성껏 부상방지 훈련에 임해야 한다. 경기 중에도 집중력을 놓쳐선 안된다. 기온이 올라가고 체력은 떨어지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구르는 낙엽조차 피하라'는 말은 괜히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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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 금지, 지옥의 펑고를 잊었나
두 번째로 한화가 신경써야 할 점. 바로 실책이다. 올시즌 한화는 10개 구단중 '최다실책팀'이라는 불명예를 쓰고 있다. 13일까지 62경기를 치러 총 60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거의 경기당 1개 꼴이다. 실책이 가장 적은 두산 베어스(33개)에 비하면 거의 두 배나 많다. 명백히 부끄러운 수치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실책을 저질러놓고서도 5위라는 게 신기할 정도다.
실책이 많다는 건 명백한 약점이다. 지금이야 큰 데미지가 아닌 것 같지만, 이건 확실히 터지지 않은 폭탄과 같다. 앞으로 언제든 크게 터질 수 있고, 그 순간이 바로 한화의 위기다. 때문에 실책은 부상과 마찬가지로 한화가 막아야 할 핵심 요소다.
흥미로운 점은 김성근 감독(73)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악재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화는 부상과 실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만큼 대비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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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한화의 실책이 많은 이유에 대해 서슴없이 말한다. "펑고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선수들이 들으면 한숨을 푹 내쉴 발언인데, 그냥 한 말로만 생각할 순 없다. 실책이 계속 나오면 또 다시 펑고 훈련 메뉴가 추가될 것이 확실하다. 이미 한 차례 나온적도 있다. 지난 5월3일 대전 롯데전이 끝난 뒤 이례적으로 정근우와 강경학이 특별 펑고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경기에서 정근우와 강경학이 매끄럽지 못한 수비 실책을 합작했기 때문.
이런 강한 훈련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월별로 구분했을 때 실책이 조금씩 줄고 있다. 4월 한 달간 한화는 총 16개의 실책을 했다. 이때는 뛰어났다. 최저실책팀 KIA(10개)에 이어 삼성과 나란히 공동 2위였다. 그러나 5월에 무너졌다. 무려 3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압도적인 최다숫자다. 최저실책팀 삼성(11개)의 거의 3배나 됐다.
하지만 6월 들어서는 조금씩 나아지는 기미가 보인다. 11경기에서 12개의 실책을 범했다.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5월보다는 안정되고 있다. LG(12개)와 함께 롯데(14개)의 다음 순위다. 물론 아직 6월 잔여경기가 많이 남았다. 때문에 지금보다 더 강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시즌 중반 이후에 나오는 실책은 초반에 나오는 것보다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무조건 줄이는 게 능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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