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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번 신성현. 이제 시작된 신데렐라 스토리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6-10 22:10 | 최종수정 2015-06-11 06:09


등번호 '01'번. 생소한 번호의 선수가 거함 삼성을 무너뜨릴 줄 누가 알았을까.

한화 신성현이 새로운 스타의 가능성을 보였다. 가장 필요한 때에 한국 무대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그게 만루포였다.

신성현은 1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6번-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지난 5월 30일 울산 롯데전서 대타로 첫 출전했던 신성현은 지난 5일 대전 kt전부터는 선발 1루수로 출전중이다. 햄스트링 부상을 했던 김태균이 1루수비를 할 수 있는 상태지만 한화 김성근 감독은 신성현을 1루수로 출전시켰다. 주로 유격수와 3루수를 봤던 신성현의 수비가 안정적이고 타격에도 재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전날까지 7경기서 20타수 4안타에 그쳤지만 10일은 달랐다. 삼성 좌완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2회초 첫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신성현은 4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국내 야구팬들에게 정확히 알렸다. 0-1로 뒤진 4회초 무사 만루서 타석에 선 신성현은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한가운데로 들어온 146㎞짜리 직구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자신의 5번째 안타가 데뷔 첫 홈런이 됐고, 그것이 역전 만루홈런이었다.

"빠른 직구만 노리고 타석에 섰다. 가운데로 오라고 마음속으로 바랐다"는 신성현은 "친 뒤에 '넘어가라'속 속으로 외치면서 뛰었다. 그라운드를 돌 땐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첫 홈런의 소감을 말했다.

신성현의 만루홈런으로 경기 흐름을 반대로 돌린 한화는 정근우의 투런포 등을 묶어 7대2로 꺾고 삼성전 3연승을 달렸다.

신성현은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지명돼 뛰었던 특이한 이력의 선수다. 서울 덕수중을 졸업한 뒤 일본 교토국제고로 진학해 일본에 야구 유학을 간 신성현은 고교시절 30홈런을 치며 일본 프로구단의 문을 두드렸다. 2008년 가을 신인 드래프트 때 히로시마에 4라운드에 지명돼 계약금 2000만엔을 받으며 일본에서의 성공을 꿈꿨지만 녹록지 않았다. 한번도 1군무대를 밟지 못하고 2013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한국에 왔고 김성근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고양 원더스에 입단한 것. 지난해 8월에 열린 신인 지명회의에 응시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던 신성현은 김 감독이 한화의 지휘봉을 잡으며 다시 기회를 얻었다. 육성선수로 한화에 온 신성현은 5월 27일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30일엔 롯데전에 출전했다.


"한화에 와서 기술적으로 좋아지고 있고 심적인 부분에서도 예전엔 못하면 다운됐었는데 지금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쓴다"는 신성현은 "앞으로도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역대 15번째로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한 신성현. 새로운 육성선수 출신 신화를 남길지 주목된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0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한화 안영명과 삼성 차우찬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한화 신성현이 4회 무사 만루에서 삼성 차우찬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날렸다. 동료들 환호속에 득점하고 있는 신성현.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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