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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9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아두치가 8회말 2사 1,2루에서 우월 3점 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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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치-린드블럼-레일리.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들과 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최근 입가에 미소가 번질 것이다. 프로야구에서 팀 전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감. 외국인 선수들 때문에 각 팀들이 울고웃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시즌 롯데의 외국인 선수 농사는 완전히 풍년이다.
각 팀들의 외국인 선수 면면을 살펴보자. 3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가 정상적으로 활약해주고 있는 구단이 얼마나 될까. 정말 찾기 힘들다. 나바로-피가로-클로이드를 앞세운 삼성 라이온즈는 안정적. 그리고 롯데다. NC 다이노스는 에이스였던 찰리가 올시즌 속을 썩이고 있다. 구위, 마인드 모두 불합격. 두산은 가장 먼저 외국인 타자 잭 루츠를 퇴출시켰다. 넥센 히어로즈의 경우 타자 스나이더가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시즌 초반 고전했고, 피어밴드도 확실한 모습은 아니다. SK 와이번스는 타자 브라운이 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 같으니, 투수 밴와트와 켈리가 부상으로 신음했다. 한화 이글스도 타자 모건을 퇴출했고, 대신 대려온 폭스도 몇 경기 못뛰고 다쳐 열외중이다. 탈보트와 유먼도 기대에 못미친다. KIA 타이거즈는 투수 험버를 2군에 내려버렸다. LG 트윈스는 타자 한나한이 시즌 초반 '사이버 선수' 모드를 가동했고, 최근 모습을 드러냈지만 수비가 안된다. 투수 루카스도 기대 이하다. 막내 kt 위즈도 최근 투수 시스코를 퇴출시켰다. 대신 타자 블랙을 영입했다. 또 다른 투수 어윈의 교체도 심각히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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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9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이 한화 7회초 1사 1루에서 주현상을 병살처리하며 이닝을 마치고 있다.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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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문제로 이렇게 골치인 가운데 롯데 외국인 선수들은 그야말로 효자들이다. 아두치는 타율 2할9푼7리 7홈런 32타점 9도루로 활약중이다. 대단히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아두치 효과는 성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상위 타순에서 전체적인 롯데 타선의 신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약했던 롯데 외야에도 안정감을 주고 있다. 허리가 잠깐 아팠지만, 동료들이 그 공백을 잘 메워줬고, 돌아온 아두치는 다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올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2.97. 특히 75⅔이닝을 소화한 것이 눈에 띈다. 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분명히 수준급 선수인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레일리는 깜짝 대박 카드다. 4승3패 평균자책점 4.03. 기록은 린드블럼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중요한 건 이닝이다 레일리도 73⅔이닝이나 던졌다. 린드블럼에 이어 리그 2위 수치다.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한 롯데 입장에서는 두 외국인 투수가 아니었다면 시즌 초반 일찍 팀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다. 또, 최근 연속 위닝시리즈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두 사람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성적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선수들의 인성, 스타일이다. 아두치는 사실 너무 내성적인 성격에 걱정이 많았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이제 온 데 간 데 없다. 선수들 사이에서 세리머니를 이끈다. 많은 점수를 앞서던 9회, 굳이 열심히 안해도 될 상황에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를 해 상대 실책을 유발한다. 이런 외국인 타자는 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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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1사 1루서 두산 양의지를 병살 처리한 롯데 레일리가 환호하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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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 역시 마찬가지. 높은 몸값에 미국에서의 커리어도 있는 선수. 처음에는 자신의 직구에 대한 믿음이 지나쳤다. 보통 이런 선수들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덤비다 수준이 많이 향상된 한국 타자들에 당한다. 시즌 초반 그랬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포수의 조언을 겸허히 수용, 최근에는 변화구 구사 비율을 늘리며 언터처블 투수가 돼가고 있다.
88년생으로 어린 레일리는 한국 신인선수와 같이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다고 한다. 성격도 좋아 동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 세 사람이 지금의 모습만 유지해준다면, 지금은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펼치는 롯데지만 곧 있으면 최강팀 삼성과 선두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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