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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35)을 어떻게 할까.
한나한은 최근 9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8안타(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수치상의 타율은 좋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이 4할2푼9리로 높았다. 찬스에서 강했다. 최근 16~17일 SK전에선 득점권 기회에서 5타점을 쓸어담아 답답했던 LG 타선을 뻥 뚫어주었다.
한나한은 삼성 나바로(14홈런) NC 테임즈(12홈런) 처럼 홈런을 펑펑 쳐줄 수 있는 슬러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LG도 그걸 감안하고 데려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600경기 이상 출전의 베테랑 답게 타석에서 침착했다. 처음 상대하는 수많은 투수들의 낯선 공을 잘 살폈다.
하지만 한나한이 1루수를 보는게 LG 구단으로선 이상적인 야수 구성이 아니다. 한나한이 3루를 봐야 손주인이 원래 자리인 2루로 갈 수 있다. 대신 1루수로 정성훈이 들어갈 수 있다. 정성훈이 지명타자로 빠질 경우 벤치에 고참 타자들이 생각 보다 많이 앉게 된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이진영 이병규(등번호 9번)가 선발로 수비를 나가지 못할 경우 역할이 정성훈과 겹친다. 지명타자 아니면 대타다. 이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고액 연봉의 고참 야수들이 일정한 역할 없이 자리를 차지할 경우 그 선수도 팀도 난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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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한나한의 교체 결정을 과감하게 내리기도 어렵다. 한나한에게 투자한 금액은 10억원. 아직 좀더 기회를 주고 기량을 검증해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일부에선 3루 수비가 안 되고 타석에서 팀 공헌도가 월등하지 않는다면 교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한나한을 버리더라도 새로 데려온 선수가 그 이상으로 잘 해준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LG는 지난해 조쉬 벨을 중도 퇴출시키고 브래드 스나이더를 영입했지만 기대이하의 성적을 냈다. 스나이더는 포스트시즌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현재 넥센에서 뛰고 있다.
LG팬들의 기억에 대체 선수로 강한 인상을 남긴 야수는 베네수엘라 출신 페타니지다. 그는 2008년 후반기에 LG와 계약, 타율 3할4푼7리, 7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 타율 3할3푼2리, 26홈런, 100타점. 한나한을 버릴 경우 제2의 페타지니 같은 '알짜' 외국인 야수를 데려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LG 트윈스는 고민이 깊다. 팀 승률이 5할을 밑돌고, 순위가 계속 9위에 머물러 있어 더 골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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