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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선택은 김주찬이 아니었다. 브렛 필이었다.
두산 마무리 윤명준의 커브가 밋밋했다. 가운데로 들어왔다. 필은 가볍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좌중간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두산 외야수들은 패배를 직감한 듯, 일찌감치 타구를 따라가는 것을 포기했을 정도였다.
필의 끝내기는 올 시즌 두번째다. 시즌 18호.
이날 KIA는 선발 양현종. 두산은 16일 만에 복귀전을 가진 장원준이었다.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KIA는 1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이범호의 2루수 플라이 때 3루 주자 김호령이 과감한 태그업으로 선취점에 성공했다. 약간 타구가 깊었는데, 그대로 김호령이 홈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두산은 2회 양의지, 4회 오재원의 솔로홈런으로 가볍게 전세를 뒤집었다. 이날 양현종은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며 5회까지 버텼지만, 투구수가 111개로 매우 많았다. 장원준 역시 86개의 공을 던지면서 5이닝 2실점,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KIA는 5회 김주전의 적시타와 7회 김원섭의 적시타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산은 김재환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균형을 이뤘다.
운명의 9회. 김원섭의 1루수 앞 땅볼을 김재환이 실책했다. 희생번트에 의한 1사 주자 2루 상황. 이 상황에서 필은 두산의 선택에 반격을 가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필은 "김주찬을 고의4구로 거른 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크게 개의치 않고 타격했다"며 "오늘 타격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잘 쳐서 기쁘다"고 했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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