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진짜 최고의 실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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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현재 '4번타자'로서의 기량을 활짝 피워내고 있다. 13일까지 36경기에 나선 최형우는 타율 3할1푼6리에 13홈런 37타점 25득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3할9푼5리, 장타율은 6할4푼7리에 달한다. 팀 동료 나바로와 함께 홈런 부문 1위를 마크하고 있다. 타점은 전체 2위고, 장타율도 3위에 달한다. 4번 타자의 최대 미덕이라 할 수 있는 타점 생산력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이다. 당대 최고의 4번타자라고 칭해도 과하지 않다.
하지만 최형우는 현재 나타난 성적의 지표에 연연하지 않는다. "시즌을 마치고 보면, 다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설명. 그는 "어쩌다보니 시즌 초반에 좀 페이스가 잘 맞아서 홈런이 많이 나왔을 뿐, 특별히 신경써서 잘 친 건 없어요. 풀타임 시즌을 치르다보면 내 평균치에 돌아갈 겁니다"라고 말한다. 덧붙여 "올해의 목표도 특별한 게 없어요. 그냥 늘 해왔던대로, 작년만큼만 하는 거에요. 경기수가 조금 늘어났으니까 홈런 갯수도 그만큼만 몇개 더 늘어나면 만족합니다"라고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3~4년간 리그 홈런 1위를 기록한 뒤 하락세에 빠져든 유형의 타자와 10위권 안쪽에서 10년 이상을 머문 유형의 타자 중에서 최형우는 후자를 추구한다. 반짝 피었다가 사라지는 1인자보다는 은근히 오래가는 2~3인자를 원한다. 그런 면에서 최형우가 꼽은 최고의 롤모델은 바로 팀 선배인 박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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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가 감탄한 박한이의 위대함은 '한결같음'이다. 2001년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꼬박 100경기 이상 출장-100안타 이상을 기록해왔다. '철인'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지표다. 바로 이런 면을 최형우는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것. 그래서 자신도 박한이처럼 꾸준히 오래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최형우는 "비록 처음에는 고생도 많이하고 주목도 받지 못했지만, 나중에 평가했을 때 오랫동안 꾸준히 잘했던 선수로 인정받고 싶네요. (박) 한이형처럼 되고 싶어요"라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미 최형우는 그 길을 걷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에 100안타-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최형우의 꾸준함이 과연 박한이만큼 이어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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